조윤선 전 장관과 이혜훈 전 의원.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서울 서초갑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 나선 이혜훈 전 의원과 조윤선 전 장관의 맞대결 결과에 정치권은 물론 여성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어느 쪽이 공천 승리의 영예를 안게 될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험지출마론 등에 밀려 이들 외 후보가 서초갑 공천권을 가져 갈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영남 못지 않은 여당의 텃밭으로 인정 받아 온 곳이다. 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보다 여당 후보간 공천 경쟁이 더 치열한 것으로 특히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서초갑 공천 경쟁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당 소속 서울지역 3선의 여성의원에 도전장을 던진 이혜훈 전 의원과 현 정권 최고 실세 중 한 명으로 전해지는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의 맞대결이 예고돼 있는 것.

두 여성후보는 같은날 비슷한 시간대에 국회 출마 기자회견을 가지며 서로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비췄다.

이와 관련 여성계에서는 둘 중 누가 여당 후보에 오르던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여당 소속 여성의원으로 처음 이 지역구에서 3선을 하게 될수도 있고, 정권 실세 여성 정치인이 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천 경쟁에 있어서는 둘 중 누가 더 앞서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정치권 중론이다.

'경제통' 이혜훈

17‧18대 총선 당시 서초갑에서 당선된 이혜훈 전 의원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을 위해서”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이 전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당 최고위원에 오른 것은 물론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등 본인 스스로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특히 이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경제전문가로서 본인의 아이덴티티는 충분히 유권자들에게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 이 전 의원은 여당 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불린다. 경남 마산(현 창원) 출신으로 1982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그는 1988년 미국 UCLA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위원과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거치며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정계 입문했다.

그리고 현재 이 전 의원은 ‘중진의 힘’이란 선거 캐치프레이즈 아래 경제전문가로서 3선 도전에 나선 상태다.

한편 이 전 의원은 한때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등 친박근혜계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 중 한명이었으나 현재는 박 대통령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정부 출범 후 이 전 의원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여러 차례 쓴소리를 내뱉은 뒤 양측의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을 두고 짤박(짤린박근혜)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정권 실세 조윤선

이혜훈 전 의원과 맞승부가 예고된 조윤선 전 장관의 경우 지난해 5월 청와대 정무수석에서 물러나면서부터 차기 총선 출마설이 불거졌다.

당시 정치권 내에서는 ‘조 전 장관이 19대 총선 때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서울 종로에 출마 할 것’이란 소문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드려 지기도 했다.

또한 여당 내에서는 그를 여당의 총선 히든카드 중 하나로 보고 있는데 이는 조 전 장관이 현 정권 최고 실세 중 한 명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울 태생인 조 전 장관은 1984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입학한 후 컬럼비아 로스쿨을 거쳐 법학 석사를 받았고, 1991년 제 33회 사법시험을 합격하며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지난 2002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의 공동대변인을 맡으며 정치권과 인연을 맺은 후 18대 국회 때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조 전 장관은 한나라당 사상 최장수 여성 대변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을 맡으면서부터로 이후 그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 대변인과 당선인 대변인 등을 두로 역임했다. 정부 출범 직후로는 제3대 여성가족부 장관에 올랐으며 2014년 6월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지냈다.

조 전 장관을 향한 박 대통령의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인선으로 여겨진다.

그런 조 전 장관이 서초구를 출마 후보지로 택한 이유에 대해선 어린 시절을 서초구에서 보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현재도 그는 자신을 ‘서초구의 딸’이라 알리고 있다.

험지출마론이 변수

1월 26일 현재까지 선관위에 서초갑 예비후보를 등록한 이는 이 전 의원과 조 전 장관 외 두명이 더 있다. 조소현 변호사와 최양오 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후보 경쟁에 나선 것.

이 곳이 여당 강세 지역임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이들 중 누가 여당 후보가 될지에 대해선 이 전 의원과 조 전 장관 중 한 명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현재 당 내에서는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중진급 내지 정권 출신 인사들의 험지 출마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 전 의원이나 조 전 장관 모두 험지 출마 대상론자로 거론된다.

여당 일각에서는 ‘이들 두 후보가 수도권 내 야당 여성 정치인을 대표하는 박영선‧추미애 의원 등과 맞대결을 펼쳐야 할 것’이란 요구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어 두 여성 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최양오 후보 등이 어부지리로 공천권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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