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지난 해 말 종합엔터테이먼트 회사인 A사는 법인용 장기렌터카 계약을 새로 체결하며 산하에 있는 B사에 대해서도 계약 변경 검토를 요청했다. 최근 A사가 렌터카업체 ㉠사와 상당히 좋은 조건에 차량 장기렌터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B사에서는 본인들이 ㉡사와 맺고 있는 계약이 더 나은 수준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A사는 B사가 렌터카업체 ㉡사와 맺은 계약 내용을 확인했는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사가 제공한 가격으로는 법인용 장기렌터업에 있어 마진이 나올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는 SK네트웍스 산하에 있는 SK렌터카였다.

SK 네트웍스 홈페이지에 소개된 렌터카 사업.

A사는 평소 임원용 차량부터 소속 연예인들 차량까지 30대 가량의 법인용 장기렌터카를 상기 운용 중인 회사다. 또한 이 회사 산하에는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 중인 매니지먼트 업체가 3곳 정도 더 있다.

렌터카 업체들로서는 놓칠수 없는 회사인 것. 이에 A사는 ㉠사로부터 카니발 신형의 36개월 렌터비용으로 월 90만원 후반대 계약 조건을 제시받았다. 보험료 및 차량 유지비, 취등록세·자동차세 등이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반면 B사가 SK렌터카와 동일 차량을 동일 조건으로 장기렌터하며 맺은 계약조건은 월 80만원대 초반대로 전해졌다. 같은 차량을 렌터하는데 있어 월 십만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장기렌터카 사업의 수익구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렌터카 업체들의 경우 장기렌터 차량 가격을 책정하는데 있어 '구매보다 렌터가 저렴하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강조하기 위해, 신차 가격 기준 이를 3년으로 분납했을 때보다 렌터비를 적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렌터 비용에 보험료와 유지비 그리고 세금 등이 포함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가격은 더 낮다고 홍보한다.

대신 렌터카업체들은 대량구매 등을 통해 차량의 초기 인도금을 개인구매보다 낮추고 3년 뒤 차량을 재인도 받아 이를 중고차 시장에 되파는 식으로 수익을 남긴다. 이 경우 대당 수익은 수백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상식 이하 렌터 비용

A사와 B사가 장기렌터한 카니발 신형의 현재 가격은 온라인 기준 3500만원대 후반부터 3700만원 초반 수준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김모 씨는 “SK렌터카가 카니발 한달 렌터비용으로 80만원대 초반을 제시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카니발 신형의 경우 월 렌터비용이 100만원대 이하로 가격이 내려갈 경우 렌터카 업체로서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고 볼수 있다”며 “100만원 기준 3년을 운행할 경우 3600만원이 나온다. 딱 차량가격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3년간 차량을 유지하며 발생하는 보험료와 유지비·세금 모두 렌터카 회사 몫이다. 초기 차량 인도비가 얼마나 저렴한지 몰라도 80만원대 렌터비로는 수익을 남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가 A사에 제시한 90만원대 가격 자체가 시장가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사 역시 A사를 고객으로 붙잡아 두기 위해 다소 무리를 했다고 볼수 있다”고 말했다.

카니발 신형을 3년 렌터하는데 있어 월 90만원대 후반도 수익이 날까 말까한 수준인데 80만원대 초반 가격은 차량을 아무리 싸게 인도해 오고 이후 중고차 시장에서 아무리 비싸게 되팔아도 마이너스가 날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김씨는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금호렌터카(현 롯데렌터카)의 주인이 최근 몇 년 사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며 “렌터가 시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돈되는 사업 이른바 ‘캐시카우’라고들 하지만 실상은 적잖은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원모씨 또한 “SK렌터카가 후발업체로서 시장 점유율 확대 차원에서 그 같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계약 내용이 일일이 다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회사 방침으로 그 정도 가격을 제시했는지 아니면 영업소 차원의 독자적 판단인지 확인 할 수 없지만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에 대해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 전화통화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렌터카 시장을 제대로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며 “월 80만원대 카니발 렌터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인 장기렌터의 경우 업체의 규모 및 신용도에 따라 비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경쟁업체와 비교해 시장을 교란할 만큼의 낮은 가격을 제시하진 않았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도 수익성이 있는데 그게 불가능한 출혈경쟁을 어떻게 하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된 계약 건에 대해선 “고객 정보보호 차원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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