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업계가 타이어의 브랜드화 전략을 발판으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이어가 자동차의 부속품이라는 인식에서 탈피 단일 제품으로서의 브랜드를 키워 약 70조원의 글로벌 애프터마켓 교체용 타이어(RE)장을 선점하겠다는 업체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  ‘타이어의 능력’

 타이어 업계 마케팅가장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은 국내 타이어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다.

한국타이어는 2006년 ‘드라이빙 이모션’ 캠페인을 시작으로 배우 조승우·전도연·황정민, 김아중·주진모, 정려원·김민준, 신민아·장동건, 이민정 등 최고의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대중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타이어의 능력’이라는 콘셉트로 업계 최초로 타이어의 성능만을 강조한 광고를 시작해 소비자들에게 타이어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올해 1월 처음 공개된 캠페인 시리즈 중 하나인 ‘제동편’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차량이 시속 80km로 달리다가 급제동 순간을 초고속 카메라로 긴장감 있게 잡아내 타이어의 중요성을 긴장감 있게 전달했다는 평가다. 
 
지난달에 공개된 ‘가속편’은 영국의 최고급 스포츠카 ‘애스턴 마틴’이 시속 300km의 속도라는 극한의 주행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타이어의 모습과 사운드를 독특한 앵글로 잡아낸 것이 특징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광고를 위해 실제 자동차의 엔진소리, 타이어가 트랙을 밟는 소리, 속도감을 느끼게 해 줄 바람 소리 등의 사운드 디자인에만 3개월의 시간을 투입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액 7조2328억원과 영업이익 8182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11.5%와 44.5% 증가한 수치다. 타이어의 생산목표도 전년보다 5%가량 증가한 약 9000만개로 잡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그동안 타이어는 단순히 자동차의 부품으로만 여겨졌지만 사실 타이어는 주행 시 표면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어, 자동차의 성능·안전에 많은 영향을 준다”면서 “이번 광고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타이어 선택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뒀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또로'

아울러 금호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톱스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캐릭터 ‘또로’로 맞대응하면서 또로를 활용한 TV광고 및 CGV 극장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또로는 눈사람처럼 하얗고 둥글둥글한 얼굴에 심플하지만 친근감 있는 바디 라인과 타이어 모양의 귀가 포인트인 캐릭터다.

금호타이어는 이번 광고의 가장 큰 성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꼽았다. 광고 시작 이후 자사의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검색되는 글 수와 광고 동영상 게제 건수가 매일 수백건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호타이어의 ‘생각의 MOVE’ 캠페인은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넥센타이어, 야구 마케팅

최근 타이어 업계에서 마케팅 활동으로 주목받는 기업은 넥센타이어다. 경쟁사보다 그리 많은 광고를 하진 않지만, 넥센타이어는 넥센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쉽을 통해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야구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말 넥센타이어와의 재계약을 통해 오는 2013년까지 넥센이라는 이름을 달 수 있게 됐다. 
 
넥센타이어가 야구마케팅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국내 시장점유율 때문이다. 현재 넥센타이어는 국내 교체용 타이어시장에서 약 26%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금호타이어(약 30%)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기존 타이어 업계의 광고를 탈피, 넥센히어로즈의 스폰서를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더욱 친숙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면서 “기업 차원에서 넥센으로 바뀐 지 12년 동안 광고, 모터스포츠를 제외한 새로운 도전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 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던 계기가 됐다. 

넥슨히어로즈 엠블럼에는 타이어가 그려져 있다.타이어 업계가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익성’과 ‘기업이미지’를 꼽았다.

실제 완성차 입장에 납품하기 위해 공급가를 낮춰 공급권을 따내는 신차용 타이어보다는 자사의 모든 기술력과 상품성을 집약한 교체용 타이어가 수익성이 더욱 좋기 때문이다.

실제 신차용 타이어를 개발할 때는 가격이라는 조건이 붙지만, 교체용 타이어는 소비자의 선호와 인지도에 따라 판매가 달라질 수 있어, 제품에 고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타이어 업계 입장에서 교체용 타이어의 판매실적은 그 회사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대변하는 제품이다.

이미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콘티넨탈, 피렐리 등 글로벌 타이어 기업의 경우 파일럿(미쉐린), 포텐자(브릿지스톤), 이글(굿이어), 스포츠콘택트(콘티넨탈), P제로(피렐리) 등 자사의 타이어를 브랜드화 해 자동차, 모터사이클 마니아들로부터 상품성 및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타이어 업계의 대중적인 마케팅 활동은 완성차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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