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및 사내하청 정규직화로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사측이 사내하청 노조 간부 및 노동자를 강제로 차량에 태워 공장 밖으로 내쫓는 일이 발생했다. 현대차 측은 “회사의 자산을 지키기 위한 퇴거 조치였다”고 설명하는 데 반해 노조 측은 “사측이 납치와 폭행을 통해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지회)의 말에 따르면, 지난 8월 18일 토요일 새벽 1시30분께 울산 북구 양정동 공장안에서 비정규직지회 소속 김성욱 조직부장과 이진환 선전부장이 지회 사무실에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건물로 이동하던 도중 회사 보안요원 30여명이 위력을 행사해 강제로 동부경찰서로 데려갔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김성욱 조직부장과 이진환 선전부장은 현대차지부에서 철야농성이 벌어지고 있어 상황을 보려 갔다가 보안요원들에 30여명이 이름을 갑자기 이름을 확인한 뒤, 얼굴을 때린 후 강제로 목을 졸라 스타렉스 차량에 태웠다”며 “차량 안에 있던 용역경비 5~6명은 김 부장과 이 부장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뺏었다”고 전했다.

동부경찰서에 김 부장과 이 부장을 데려간 현대차 보안요원들은 이들이 공장을 불법 점거하려고 한 현행범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6시 40분께엔 비정규직지회 소속 천의봉 사무국장 외 간부 1인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입금하던 도중에 현대차 보안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대형버스에 태워졌다. 현대차 보안요원들은 이들을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한 울산 동부 꽃바위에 내려놓고 떠났다.

현대차는 앞선 10일 비정규직지회에 참석하려 했던 하청 노동자들을 강제로 공장 밖으로 퇴거시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이들이 공장을 불법점거하고 회사의 재산을 파손할 우려가 있어 퇴거 명령서를 보냈음에도 불구, 월담을 해 공장에 침입했다”며 “회사 입장에선 자위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반면 비정규직지회 측은 “퇴거 통보가 온 것은 김 부장과 이 부장이 납치, 폭행 당한 날 오후 1시에 왔으며, 사전에 통보했다는 현대차 측의 말은 거짓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비정규직지회는 지회 간부 4명에 대한 폭행 및 납치와 현대차가 8000여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중 3000여명만을 2015년까지 정규직화하겠다고 한 안건에 대해 납득하지 않겠다며 8월 21일 오후 9시 울산 1공장 점거를 시도하다 이에 맞서는 회사 관리자 1000여명과 격렬한 충돌을 빚었다.

이 날 충돌로 십여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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