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체 국회의원 중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이익 증진을 위해 남다른 두각을 나타낸 의원에게 주어지는 금융소비자연맹 선정 ‘2015년 금융소비자권익증진 최우수 국회의원’에 지난 12월 11일 선정됐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인 김 의원은 정계 입문 후 꾸준히 금융계 개혁 및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한 입법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수상 역시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은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지킴이로 활약해 온 김 의원을 만나 금융계 혁신 및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해 고언을 들어봤다.

- 외환은행 노조위원장까지 지낸 금융권 및 노동계 출신 인사다. 지난 19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진출하게 됐는데 정치 참여를 결심하게 된 계기부터 듣고 싶다.

“그동안 활동해 온 공간이 산별노조인 금융노조였다. 산별노조는 정치세력화에 관심이 많은 조직으로 이전부터 ‘정당은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야 하고 그래야 국가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 왔다. 금융노조위원장을 마치고 외환은행으로 돌아가 다시 4년간 지점장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그동안에도 후배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치에 대해 서로 많은 논의를 주고 받았다.

그러던 지난 2011년 12월 한국노총이 민주당과 통합을 결정했고 후배들로부터 금융노조를 대표해서 민주당 현실정치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전까지 내가 생각해 온 민주당은 보수적이란 이미지가 강했고 그래서 이곳에 들어와 현실정치를 하겠다는 생각도 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금융노조를 대변할 사람이 필요했고 후배들의 제안도 있어 ‘그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해 정치참여를 결심했다. 현실 정치 안에서 내 역할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4년여 동안 경험한 현실 정치가 어땠는지 묻고 싶다. 가장 보람됐던 일과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면 무엇인가.

“국회 들어가면 정말 많은 일을 해야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 들어와 보니 정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구조였다. 당의 중심도 정체성도 없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실망감과 무력감을 가지기도 했다.

국회의원 혼자서는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는 것이 힘들다. 당 차원에서 힘을 쏟고 국민 여론을 우리 쪽으로 돌려야 통과가 가능한데 그게 잘 안되다 보니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현실정치가 이런 것이구나를 새롭게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장 보람된 일은 을지로위원회 활동이었다. 이를 통해 힘없는 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다만 이 역시 아쉬운 부분이 남아 있다. 을지로위원회로 접수된 민원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데 그쳤을 뿐 이를 당 차원의 의제로 만들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안으로 확대해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은 우리 당이 큰 싸움에서 번번히 제대로 된 성과를 못냈다는 점이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이나 세월호 사건 등에 있어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싸움을 못한 부분이 많이 아쉽다.”

- 야당이 대정부‧대여 투쟁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당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라고 생각했다. 조직 운영의 문제도 있다. 한 번 싸움을 택하면 끝장을 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했는데, 정권 또는 여당과 싸울 때 그런 독하고 강한 의지를 지도부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설사 이기지 못하더라도 그런 의지를 보여줬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전략이란건 강한 목표의식이 있고 투지가 견고하게 있을 때 나오는 건데, 한 번 찔러 보고 반응보고 그래선 안된다. 반대로 당내 싸움에서는 물러섬이 없었다.”

- 당 내분 사태 관련 문안박 체제를 지지했다. 당의 극심한 혼란상황 극복을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라고 보는가?

“연대서명을 했으나 특정계파 소속은 아니다. 한국노총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과도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다. 되레 내 백그라운드는 금융계와 노동계라 본다.

지금으로서는 문재인 대표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문 대표가 물러날 일은 없다고 보는데, 그런 문제보다 앞으로 큰 판을 여야 1대 1구도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다른 무엇보다 총선 승리가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 아래 모든 것을 종속시켜야 한다.

이를 밀고 나가는 것 그 목표를 위해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 안에서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략적 연대를 하던 통합을 하든 통합전대를 하든 가장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어느 계파가 당을 장악하느냐 하는 점은 중요치 않다. 계파나 당권 장악이 아닌 국민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 전달할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독립적 기구로 설치해야”
“금융 지주사 지배구조 개선 위해 지주사 회장은 큰 틀에서만 고민해야”

- 개인적 의정활동에 있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법’ ‘신용정보법 개정안’ ‘서민금융복지법’ 등 금융 관련 법안을 특히 많이 발의했다. 이 중 가장 고심했던 법안은 무엇이며, 또 시급히 통과되야 할 것이라 생각하는 법안은 무엇인가?

“특히 심혈을 기울여 내놨던 법안은 금융감독체제 개편에 관한 3대 법안이었다. 이 중에서도 ‘금융소비자 보호위원회 설치’는 빠른 시일내 이뤄져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최대 문제는 금융위원회가 이중잣대를 대고 접근한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위는 경기가 활성화될 때 금융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을 주로 추진하고 반대의 경우 감독에 무게중심을 두고 강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금융위라면 경기가 활성화될수록 감독에 중심을 둬야 한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저축은행 사태가 촉발됐다. 경기가 좋을수록 감독이 중요하며 그래야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금융위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 낙하산 인사를 시작으로 금융산업 전체를 금융위가 쥐락펴락 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강조하는 것이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의 분리다. 금융정책은 기획재정부에서 맞게 하고 금융위를 없애야 할 것이다. 대신 금융감독위원회와 감독원을 일원화 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와 달리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생각이 강해졌기에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독립적 기구로 설치하고 여기서 소비자와 국민입장에서 내린 결정을 감독원이 따라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결국 이 사안은 정부조직법에 걸려서 안됐는데, 당이 제대로 된 힘을 못쓴 결과기도 하다. 다만 이 문제는 당의 중요한 과제로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 자살보험금 미지급, 과도한 중도상환수수료, 대부업체 고금리, 신용카드 수수료 차별, 개인정보 유출 등 소비자 피해문제 역시 김 의원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이와 관련 소비자 금융 피해 사례를 줄이기 위해 우선돼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가.

“신용정보 대량 유출 사건 청문회 때 강조했듯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집단소송제의 경우 증권관련법에 들어가 있고 운영해 보니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여당에서 ‘기업에 부담이 많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또한 하도급법에서는 적용되지만 일반적 소비자 보호법에는 도입이 안되고 있다. 기업이 이런 부담을 안고 있어야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최근 법안 심사가 진행 중인 소비자권익증진기금 설치 역시 빠른 시일 내 필요하다고 본다.

소비자 권리의식 강화는 정부가 할수 없다. 기금이 마련되면 이들 소비자 단체 중심으로 집단소송도 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기업이 소비자가 무서워 함부로 할 수 없다.”

-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을 낸 것으로 안다.

“현재 금융지주사는 자신들의 영역 밖을 컨트롤하려 해서 문제를 낳고 있다. 일부 지주사는 은행에서 전체 지주사 매출의 90%가 발생하는 데도 은행장보다 지주사 회장의 영향력이 커 문제가 발생했다.

지주사 회장은 경영관리 등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하고 자금구조 개선이나 자본구조 개선 등에 신경써야 한다. 구체적인 사업까지 간섭하려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게 관치의 폐해라고 생각한다. 지시는 위에서 하고 책임은 지시받은 사람이 하고 있다.

그것에 대해서 제도개선을 하자는 것이고 일부는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

또 사외이사들의 거수기 역할이 문제가 돼 왔기에 노동자 대표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 한명을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뽑자고 제안했다. 노동계 대표가 한명이라도 이사회에 들어갈 경우 이사회 의사결정을 뒤집을순 없어도 견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사안의 경우 금융위의 두꺼운 벽에 가로 막힌 상태다.”

- 김 의원의 활발한 입법활동은 ‘일 잘하는 비례대표의 표상’이라고도 생각한다. 반면 차기 국회에선 비례대표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비례대표 수를 줄이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 본다. 지금과 같은 지역구 중심은 모든 사안이 지역구에 함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연초 정개특위 논의가 시행될 때부터 고민을 해봤다. 가장 좋은 건 정원을 늘리는 대신 예산은 동결하고 그 만큼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이라 본다. 적어도 지역구의 1/2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비례대표 수를 100명으로 정하고 중대선거구로 바꾸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의 경우 한 구청장 아래 국회의원이 2~3명씩 있는 게 맞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은 국정을 다루는 직업이다. 지역에 관한 건 기초단체장이 많이 챙기는 게 옳타고 본다. 그런 구조가 우리나라를 균형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이 경우 정치 신인 등장이 어렵다는 등 여러 단점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더 신경써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 차기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양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왜 이 곳을 택하게 됐나? 여당 후보들과 비교해 김 의원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여당 후보가 지난 6번의 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지역이다.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지난 16년 간 목동에서 살아왔고 이 곳에서 두 아이를 키웠다. 애정이 많이 가는 지역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당의 혜택을 받아 의원직에 올랐고 지역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지역의 혜택만을 받아왔다.

그래서 비례대표 당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양천구갑 지구당이 사고 지구당(지역위원장 사퇴)이 됐을 때,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섰다. 현역으로서 내가 살아온 지역에 기여하고 당에도 기여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여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회피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같은 선택을 했다.

나만의 장점은 노동운동할 때부터 계속 강조해온 진정성과 전문성에 있다고 본다. 전문성이 전문지식을 말하는 건 아니다. 금융정책과 국가정책 등 우리 경제가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오랜 고민 속에 쌓인 전문성을 말한다.

그리고 원할한 소통능력과 소탈함 그리고 경청하는 자세가 내가 가진 장점이라 본다.”

- 차기 선거 관련 양천갑은 교육열이 높은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여성 유권자 표심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보는데 이와 관련해 준비 중인 정책이 있는지 알고 싶다.

“맞는 말이다. 양천구는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특히 많이 모여사는 곳이다. 그래서 지역위원장 임명 후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이 곳 교육청 이름이 강서교육청인데 교육특구라는 양천 명칭이 빠진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조만간 강서양천교육청으로 이름이 바꾸게 될 것이다.

내가 강조하는 건 공교육에 대한 관심 증가다. 그동안 이곳은 사교육이 발달한 지역이었다. 이에 앞으로는 공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 본다. 학교 환경개선 및 시설개선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지역 시의원 들과 함께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 끝으로 김기준 의원의 정치 활동에 대해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김 의원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아내의 걱정이 많았다. 정치를 하다보면 집안일에도 소홀해 지고 비용도 많이 들어갈 것이라 걱정한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응원해 주고 있다. 아이들 역시 아빠의 정치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고 있다.

내 꿈은 노동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고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 모두가 마음 편히 살며 생업에 집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노동자를 노예 다루듯이 사용하다 내치고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초등학교부터 노동교육시켜야 하고 그래야 우리나라가 발전하게 된다고 본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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