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20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둔 현재 여야 정치권 모두 극단적 분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여당에선 전략공천 및 컷오프제 도입 등 공천방식을 둘러싼 친박‧비박 간 의견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야당 상황은 더 안좋다. 문재인 대표 체제에 불만을 가진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이 이뤄지며 비주류 의원들이 집단적 탈당 릴레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찾아온 정치적 혼돈기임이 분명한 상황 속에서 더욱 아쉬운 점은 여야 모두 여성 정치인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려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남성 정치인에 비해 수도 모자라고 계파정치에 매몰된 경우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나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이와 관련 최근 여당 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정치인이라곤 김무성 대표와 그와 대척점에 선 친박계 남성의원들 뿐이다. 김을동 최고위원이 그나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여성 공천권 확보를 위한 노력 등 여성 정치권 전체 부흥을 위해 현안과는 동떨어진 경우가 많았다.

야당 역시 비슷하다. 문제인‧안철수 두 정치 거물간 힘겨루기에만 대중의 시선이 사라잡혀 있는 상황 속에서 무언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여성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것. 그저 “모 여성정치인이 어디 모임에 참석했다” 정도가 언론에 알려진 여성정치인 활동상의 전부다.

혼돈기 속 여성정치인의 정치적 침묵이 아쉬운 이유는 이후 정치권 변혁기가 찾아올 때 여성 정치인들의 위상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을 포함, 당의 위기상황 때마다 수차례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고 그때마다 큰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그때 공로를 인정받으며 2012년 대선 후보에 오를 수 있었고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당이 어려울 때 조력자가 아닌 주인공으로 나서 그 존재감을 정치권 전체에 확인시켜 준 것.

‘난세(亂世)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정치적 혼돈이 여성 정치인의 안정적인 의정활동에는 장애가 될수 있겠으나, 정계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한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여야 여성정치인 모두가 알아주길 바란다.

김영 기자  ky@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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