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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동아쏘시오 채용 갑질 논란
이근하 기자 | 승인 2015.11.27 16:43

취업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가중되는 어려움에 취업준비생들의 슬픔 섞인 호소는 나날이 늘고 있다. 특히 채용과정 중 갑의 행세를 톡톡히 하는 기업들로 인해 공분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제약기업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신입사원 공채에서 면접까지 치른 지원자 전원을 아무런 공지 없이 탈락시킨 것. 

11일 동아쏘시오홀딩스 등에 따르면 동사는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과정 중 ‘글로벌 전략’ 직군에 지원, 1차 면접에 응시한 수험생 30명을 모두 탈락시켰다. 문제는 사측의 자세다.

사측은 이달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면접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이날 홈페이지에는 해당 직군 합격자 확인란이 사라졌다. 이후에도 사측은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결국 온라인 취업정보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게재돼서야 사측은 조치를 취했다. 6일 오후 지원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불합격 사실을 통보한 것. 이와 함께 동아쏘시오홀딩스 측은 “합격자가 없다 보니 홈페이지 시스템 상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사측의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발표 당일 합격자 확인란이 사라진 것도 문제지만 이후 회사 측의 안일한 대응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

11일 사측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 통화에서 “이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합격자 확인이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나 관련 문의가 지속돼 시스템 오류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원자의 문의가 없었더라면 문제를 인지조차 하지 못했을 것으로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1차 면접까지 치른 30명 전원을 불합격시킨 것은 채용공고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14일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올린 채용공고에는 모집인원이 ‘0’으로 표시됐으며 이는 통상 한 자릿수 인원을 뽑는 것으로 해석됐다.

따라서 1차 면접 이후에 2차 면접과 최종 면접을 예상한 지원자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이에 대해 사측은 회사 인재상에 적합한 지원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1차 면접만으로 인재상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영업 및 연구 직무와 같이 인원을 많이 뽑는 직군과 달리 1~2명을 뽑는 부문이다.

당사의 사업 진출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실무선에서 생각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불합격 여부를 따로 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사태의 핵심이 불합격 통보 오류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채용공고라는 것은 명백한 규정과 사실임에도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은 것은 지원자를 우롱하는 태도다. 물론 인재상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는 정당할 수 있지만, 채용 전 과정을 치르지도 않은 것은 섣부른 자세가 아니었을까? 바늘구멍이라 일컬어지던 취업 문이 이제 그보다 더 좁아 보인다. 

 

이근하 기자  5dlrms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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