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과 벽산건설이 경기도 부천시가 발주한 공사의 입찰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부천시가 발주한 노인복지시설 건립공사 입찰에서 '들러리 입찰(형식적 입찰)'과 투찰금액을 사전에 합의하고 실행한 태영건설과 벽산건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억68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부천시는 지난 2007년 6월30일 조달청에 의뢰해 226억6800만원 규모의 노인복지시설 건립공사를 발주했다.

낙찰자는 설계점수 50%와 가격점수 50%를 합산해 결정하기로 했는데 입찰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벽산건설에 '들러리 입찰 참여'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벽산건설에게 들러리 참여를 부탁하면서 미리 준비해둔 설계용역업체를 소개해 주고 투찰가격도 미리 정해줬다.

태영건설의 입찰금액은 215억4300만원이었고 벽살건설의 입찰금액은 215억3400만원으로 불과 900만원 차이였다.

합산하는 과정에서 태영건설은 가격점수에서 벽산건설에 비해 0.02점 낮았지만 미리 소개해준 설계용역업체 덕분에 설계점수에서 벽산건설보다 3.3점을 높게 받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공정위는 담합을 제안한 태영건설에 11억7500만원을 들러리를 서준 벽산건설에 2억9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자체가 발주한 공공건물 입찰 과정에서 국내 유수의 중견 건설사들 간에 이루어진 입찰담합을 적발하고 시정조치 등을 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공공부문 발주공사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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