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할인가로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쿠팡. 하지만 최근 물량확보도 하지 않고 물건을 팔았다가 누락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일방적으로 소비자의 계약을 취소하는 일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소비자가 항의하자 쿠팡은 소비자에게 고성을 지르며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단 팔고 난 후 문제가 생기면 큰소리 치자’는 식의 후진적 서비스마인드가 업계에 만연한 소셜커머스. 업계 선두인 쿠팡에서 마저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소셜커머스에 대한 불신감도 높아지고 있다. 
 

“고객서비스 강화하겠다” 더니…물량 확보도 못 해
소비자불만 1년 동안 49배 증가, 처벌 강화할 예정

종로 구로구에 사는 A씨는 지난 7월 12일 쿠팡에서 해외배송을 통해 외산 방향제와 촛대를 구매했다. 인터넷 쇼핑몰의 해외배송관련해서 각종 소비자 민원이 빈발하고 있지만 A씨는 쿠팡이 소셜커머스 업계 1, 2위를 다투는 업체인 만큼 믿고 제품을 주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A씨가 물건을 배송 받은 것은 주문한 지 19일이나 지난 7월 31일. 그것도 주문한 물건 중 촛대는 누락된 상태였다.

A씨는 “원래는 촛대를 살 목적으로 쿠팡을 이용했는데 기회삼아 방향제까지 추가로 주문한 것이다”며 “가장 중요한 배송물이었던 촛대는 오지 않고 별로 필요하지 않았던 방향제만 배송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쿠팡측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사실도 사전에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고객센터에 자초지정을 묻고 나서야 A씨는 재고부족으로 인해 촛대 상품건이 취소처리된 것을 알게 되었다. 쿠팡은 물량확보 실패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가 A씨가 항의하고 나서야 해명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는 커녕 A씨가 언성을 높이자 똑같이 언성을 높이면서 “누락된 상품건에 대해 환불을 해주지 않겠다”며 으름장까지 놓았다.

이에 대해 쿠팡측은 <여성소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답변했다. 쿠팡 관계자는 “해외배송 제품은 현지 딜러나 파트너를 통해 확보하는 데 이번 일은 아무래도 공간적인 제약이 있다보니 물량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쿠팡은 통합전산망을 통해 국내외 물류 확보 및 배송현황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실시간으로 물류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다. 딜러와 운송요청 등 관련 담당자들이 늦장을 부리지 않았다면 이같은 사안이 늦장보고가 될 수 없다.

더군다나 누락된 상품에 대해 일절 설명이 없었다가 소비자가 항의하자 환불을 거부한 것도 위법성의 여지가 있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판매자는 변동사안이 발생할 경우 이를 소비자에게 즉각 알릴 의무가 있으며 소비자가 정당한 사안에 따라 환불을 요청했을 시 반드시 이를 수락하여야 한다.

한 관련기관 관계자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 거래는 신의성실 원칙의 전제하에 형성된다.  그런데 판매자가 임의로 계약을 취소했다면 이는 민사상의 일방적인 계약의 해지로 볼 수 있으며, 환불거부까지 했다면 이는 제재까지 가능한 건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김범수 쿠팡 대표이사

허술한 프로세스 검증

이에 쿠팡측은 문제가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A씨에게 사과하고 대금환불 및 위약금의 표시로 현금 4500원에 해당하는 사이버머니인 4500 캐쉬를 지급하면서 뒤늦은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당분간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는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월 김범수 쿠팡 대표이사가 소셜커머스의 폐해 중 하나인 허술한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이다.

당시 김 대표는 “그간 고객불편으로 고객들의 인식이 상당히 나빠져 있기에 고객서비스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할 계획이다”며 “그 일환으로 5월 물류센터를 마련해 신속 정확한 운송을 가능케 해 소비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며 강조한 바 있다.

쿠팡은 지난 5월 기준 1240만명의 회원을 달성하고 월 거래액 525억원, 임직원 수도 창립 당시에 비해 102배에 증가한 702명의 고용창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6월과 7월 기간 중 검수과정에서 일부 가품 여행가방을 팔았다가 해당 브랜드로부터 항의를 받은 후에야 알아내는 등 내부프로세스에 허점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유관기관에선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 들이 매출 및 사세가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이에 걸맞는 시스템 구축은 아직 미비하다는 지적을 내리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과 및 대금환불이 이루어져 소비자 분께서 납득한 건”이라며 “임의주문취소 및 누락한 상품, 또한 고객응대 부문에서 쿠팡이 잘못된 대응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차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반적인 보고 체계 및 서비스 대응을 보완하겠다”고 전했다.

쿠팡 물류 센터

소셜커머스 불신 심각

허위광고 및 무단배송지연, 고객센터에서의 거친 응대, 환불거절 등의 행위가 비단 쿠팡만이 아니라 소셜커머스 업계 전체에 만연된 문제이다. 특히 전체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하면서 그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가 발표한 ‘2011년 인터넷쇼핑몰 관련 소비자상담’에 따르면 소비자 피해 상담은 2010년 1만8902건에서 2011년 2만3791건으로 25.9%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소셜커머스 소비자 피해는 2010년 35건에서 2011년 1761건으로 무려 49배나 증가했다.

피해상담현황은 반품이나 환급을 거절한 것이 7690건으로 전체 상담건수 중 32.1%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론 사이트 폐쇄가 20.8%, 배송지연은 17.9%순으로 나타났다.

계약변경 및 불이행은 3.4%에 불과하지만 2010년 435건에서 2011년 807건으로 약 86%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전자상거래센터는 인터넷쇼핑시장의 경쟁심화와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부진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인터넷쇼핑몰이 늘어나면서 불이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는 이번 쿠팡사례처럼 늦장대응에 따라 발생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지난 6월 연예인 모델까지 앞세워 100억원대 상품권 사기사건까지 경찰에 의해 적발되는 등 소비자 피해가 빈발하자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유관 부서들은 제재도 강화해 소셜커머스 업계에 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국민권익위는 최근 그간 5만원 이상 현금결제에만 적용하던 구매안전서비스를 금액과 관련없이 모든 거래에 대해 적용하도록 했다. 상당수의 결제가 5만원 이하 소액결제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던 점을 보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8월 18일 부로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을 적용, 실질적으로는 훨씬 고가를 지불해야 구매할 수 있음에도 절반 수준의 파격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허위 광고하는 업체에 대해 과징금 및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됐다.

관련기관 관계자는 “소비자의 인터넷 여론이 시장형성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업체들이 자정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전체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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