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로 아내와 태아를 잃은 안성우(39)씨가 17일 울산지검을 찾아 제조사의 구속처벌을 촉구하는 고발장을 전달했다.

안 씨는 "아내가 떠난지 5년이 다되어 가는 동안 가해 기업은 잘못도 사과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힘 없는 피해자들을 더는 비참하게 만들지 말고 정부가 나서 잘못을 책임지고 가해기업을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제조사 사죄와 보상, 사망자 위령비 건립, 스프레이 생활제품에 대한 호흡독성 안전심사 의무화, 건강피해 유발 환경사범에 대한 징벌적 처벌제도 도입 등을 요구했다.

안 씨는 지난 16일 부산 중앙동 롯데마트 앞에서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울산, 대구, 대전, 세종청사, 천안, 오산, 평택, 수원, 안산 등을 도보와 자전거로 이동하며 제조사 처벌을 촉구하는 고발장 접수 및 캠페인을 연다.

25일에는 서울의 가습기살균제 제조사를 찾아 24시간 철야농성을 한 뒤 26일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안 씨는 2011년 2월 살균제가습기 사용에 따른 폐질환으로 당시 33살이던 아내와 태아를 잃었으며 3살 난 아들도 현재 폐질환을 앓고 있다.

피해자가 사용한 가습기는 '세푸 가습기살균제'라는 제품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41명이다. 이 중 14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34.1％에 이른다.

해당 제품을 판매한 회사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불거진 후 폐업해 피해자들이 보상 받을 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살균제가습기로 인한 피해는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총 530명이며 이 중 143명이 사망했다.

울산지역에는 4명의 피해자가 발생해 1명이 사망했으며 잠재적 피해자는 6만명(질병관리본부 추산)으로 추산된다.

최예용(51)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부분이 생물학적으로 가장 취약한 산모와 아이들"이라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제조사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지은 기자  jien0524@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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