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니까 안 해도 되는 일은 없다."

삼성전자 장세영 상무는 13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여기(女氣)모여라'에 참석해 유리천장을 깨고 임원이 되기까지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했다.

장 상무는 갤럭시 S4와 갤럭시 노트3의 배터리 수명 증가 설계를 주도해 지난해 39세의 나이에 무선사업부 선행요소기술그룹 상무로 승진한 여성 개발자다.

그는 현재 갤럭시 S와 노트, 기어 시리즈의 핵심 부품 소형화와 저전력 개발을 담당하며 스마트폰 디자인의 '경박단소(輕薄短小)'를 구현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장 상무는 과학고와 공대, 전자제품 회사까지 남성 비율이 절대적인 환경에서 당당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여자니까 빼 주겠지'라거나 '여자니까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장 상무는 "개발 업무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크지만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며 "힘든 일이 닥치면 여자라고 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고 강조했다.

장 상무는 리더의 위치에서는 여성이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 특유의 '공감 능력'과 '유연함'을 활용하면 이견을 가진 여러 사람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에서 '시작은 그렇지 않았는데 회의가 끝날 때는 어느새 장 상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돼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조용하지만 치밀한 협상가'라는 평을 듣는 것도 여성 특유의 공감능력과 유연한 사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두 아이를 둔 워킹맘이기도 한 장 상무는 일과 가정에서 모두 완벽한 슈퍼우먼은 아니지만 '더 오래가고 더 얇은 스마트폰'을 개발해온 노하우인 '파워 업-슬림 다운' 전략을 가정에서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의 일정 관리 등 내가 잘하는 것에 힘을 쏟고(Power Up), 남편이 잘하는 부분은 일임해 스트레스는 줄이는(Slim Down) 방법으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대생과 여성 사회 초년생에게 "여러분도 어려움을 회피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에 당당히 맞서는 여성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지은 기자  jien0524@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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