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던 ‘수수료 서비스 선택제’가 사실상 백지화 될 전망이다.

지난 5일 시행한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의 주식 위탁계좌를 전담PB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받는 컨설팅고객과 상담이 필요 없는 온라인전용 다이렉트고객으로 나눠 수수료를 달리 부과하는 방식이다.

약정금액이 수수료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금액에 따라 0.195~0.395% 수준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자주 분할매수에 나서는 소액투자자의 경우 수수료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다이렉트고객 A씨가 하루에 50만원씩 10회 온라인으로 매매할 경우 수수료는 6만9500원이 나온다. 이 고객이 지점으로 전화해(컨설팅고객) 같은 가격을 같은 횟수 매매할 경우 수수료는 26만9500원이 된다. ‘서비스 선택제’가 없다면 두 경우 모두 6950원의 수수료만 내면 됐다.

만약 A씨가 5만원씩 100번 500만원을 온라인으로 매매하게 되면 수수료는 69만5000원으로 늘어나고 지점으로 전화하면 269만5000원을 수수료로 내야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라면 2만2000원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반대로 고액투자자는 수수료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이렉트고객 B씨가 하루에 1000만원씩 10회 1억원을 매매하면 6만95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100만원씩 100번 매매하면 69만5000원의 수수료를 낸다. 건 당 정해진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A씨와 B씨의 수수료가 같은 것이다.

만약 B씨가 하루 한 번에 1억원짜리 매매를 할 경우엔 수수료가 6950원이다. 이는 ‘서비스 선택제’ 도입 전보다 9만5000원이 낮은 금액의 수수료다.

수수료 체계 변경을 통해 잦은 주식매매로 실적을 챙기는 증권업계의 관행을 없앤다는 취지를 주진형 사장은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소액투자자은 수수료 폭탄을 맞는 반면 고액 투자자들일수록 수수료가 기존보다 낮아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

투자금액과 매매 횟수에 따른 수수료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구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이 고액 투자자 위주로 고객을 구성하려는 목적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융 고객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제도는 고객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협의도 필요한 만큼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다고 관측했다.

한화투자증권 지점장들 중에서도 주진형 사장이 밀어붙인 ‘서비스 선택제’ 시행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만은 이미 고조되어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한 투자자는 “1000원짜리 주식 1주 사는데 수수료가 7000원이나 들어간다”며 “한화투자증권 배불리는데는 좋겠지만 소액 투자자들을 비롯해 많은 소비자가 떠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액 투자자들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며 벌써부터 다른 증권사로 옮기는 소비자들도 있다. 실제로 일부 고객들은 지점을 방문해 항의하면서 계좌를 해지하기도 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각 지점마다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할인해주거나 기존 방식대로 수수료를 적용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를 6개월 남긴 주진형 사장의 성급한 판단에 따른 대가가 아닌가 싶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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