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협력업체(HEG)의 열악한 근무 조건, 미성년자 고용 문제와 관련해 해명에 나섰다.

10일 삼성전자는 공식블로그 삼성투모로우(www.samsungtomorrow.com)를 통해 "본사에서 실무진을 파견해 점검하고 있다"며 "기준에 미흡하거나 위법사항이 있을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 법인에서 3월과 5월 HEG사(社)에 대한 점검을 했으나 현장에서 제출한 자료 점검과 현장 실사에서는 '중국노동감시(China Labor Watch)'가 지적한 고용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 협력사를 선정할 때도 각국의 법과 규정에 의거한 근무환경 조건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하고 있다"며 "품질과 환경안전도 삼성전자 자체공장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세계 30여개 생산거점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수요가 많아 생산능력이 부족한 경우에 한해 아주 소량의 물량만 외부 협력사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생산 시설 없이 전적으로 외주에만 생산을 의존하는 회사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협력 회사 내 임금, 근무환경, 안전에 대한 문제의 소지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삼성의 경우 대부분을 자체생산 하는 경우라 그런 문제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 10월에 전자산업시민연대인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에 가입해 행동강령을 준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EICC는 2004년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로 만든 단체로 노동, 환경, 윤리,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등 5개 분야에 걸친 행동강령을 갖고 있으며 애플, 소니, 카이크로소프트 등 총 71개사가 가입돼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 협력사 준법경영 위원회'를 발족해 노동과 환경안전 분야에서 협력사의 준법경영이 정착되도록 점검과 지도활동을 강화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고용금지를 포함해 주재국의 노동관계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엄격한 관리를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비정부기구(NGO) 중국노동감시(CLW)는 앞선 7일 삼성전자 하청업체인 HEG전자가 16세 미만 아동을 고용한 후 연장근로 등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인 노동운동가 리창이 만든 미국 비영리 기구인 중국노동감시기구(CLW·China Labor Watch)는 6~7월 삼성전자의 위탁 생산업체인 'HEG일렉트로닉스'를 조사한 결과 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휴대폰과 DVD플레이어를 위탁 생산하는 HEG 공장은 16세 이하 미성년 근로자 7명을 고용해 일반 성인들과 동일한 업무 강도로 일을 시키면서 급여는 성인의 70%만 지급했다.

CLW의 대표인 리창은 회원 한 명을 HEG 공장에 취업하게 해 실태 조사를 하고, 아동 7명과 만나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 HEG의 노동환경은 일반 근로자들에게도 과도한 시간외 근무를 강요하는 등 애플 제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보다 열악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리창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HEG는 명백하게 중국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이번 이슈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길 원한다고 전했다.

CLW는 HEG가 공장 노동자들에게 법정 일일 노동시간인 8시간보다 3~5시간씩 더 일하게 했으며 11시간 야간 근로자는 식사 시간인 40분만 휴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CLW는 지난 2010년부터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팍스콘의 중국 공장을 조사해 미성년자 고용과 열악한 업무 환경 등을 고발했다. 당시 팍스콘의 모회사인 홍하이그룹의 창업자 궈타이밍은 공식 사과했으며 애플도 노동환경 개선 비용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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