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이랜드가 쌍용건설 노조의 경경이라는 암초에 직면했다.

쌍용건설 노조는 과거 행적을 근거로 이랜드에 대해 ‘악덕기업’이라는 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반발하고 있어 인수작업에 난항이 예고된다.

<여성소비자신문>과 통화한 쌍용건설 관계자는 "왜 하필이면 이랜드인지 모르겠다. 어느 한 곳에서도 좋은 소리를 듣지 않는 이랜드 인수는 절대적으로 막고 싶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또 "요즘 착잡한 심경에 밤잠을 이룰수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지난 2일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된 뒤 인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랜드 측은 통장잔고에 2천억원의 현금이 준비되어 있다는 등의 표현을 하며 매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쌍용건설 노조가 이랜드의 쌍용건설 인수를 극구 반대하고 있어 인수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지 모른다는 전망이 관측되고 있다.
 
김성한 쌍용건설 노조위원장은 “이랜드는 악덕기업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어 인수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쌍용건설 노조가 이랜드를 '악덕기업'으로 지목한 까닭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거나 대량 해고하는 등 노사관리에서 파행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랜드그룹의 노사관계는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로 갈등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이랜드는 1997년 첫 파업을 시작으로 2000년 265일 파업이라는 기록을 썼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매년 파업이 벌어졌다. 특히 2007년 노조의 파업은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이랜드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켰다.
 
당시 이랜드는 비정규직 380여명을 집단해고해 노동계의 반발에 부딪쳤지만 파업을 500일이나 끌고 간 끝에 겨우 노조와 타협했다.

노동계는 오너의 비롯된 잘못된 인식이 이 같은 파행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동계의 관계자는 “박성수 회장이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노조를 동반자라기 보다 경영의 걸림돌로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쌍용건설 노조는 노조에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관행 외에도 이랜드건설의 실적악화와 이랜드 특유의 그룹 문화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쌍용건설 노조는 이랜드가 계열사인 이랜드건설이 실적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해결하기 보다 새로운 건설사를 인수하겠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쌍용건설노조의 김 위원장은 “계열사로 이랜드건설이 있음에도 이를 육성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쌍용건설을 인수하려는 진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랜드건설은 매출이 채 1천억원도 되지 않는데다 지난해에는 영업적자를 내는 등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랜드는 쌍용건설 인수를 계기로 건설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그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이랜드에 인수된 뉴코아와 홈에버는 노조가 합병된 후 사측과 빈번히 마찰을 빚은 바 있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도 과거 기업설명회에서 “인수된 기업의 직원들이 이랜드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50% 정도 퇴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M&A 휴유증은 어느 기업에서나 발생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이미 이랜드건설을 운영한 바 있어 전혀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랜드건설의 실적부진은 부동산 경기 침체, 국제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랜드건설은 사업포트폴리오가 국내주택부문에 몰려 있는 것과 달리 쌍용건설은 해외수주부문이 적지 않은 만큼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인수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건설노조는 이랜드의 쌍용건설 인수에 반대해 앞으로 있을 정밀실사를 몸으로라도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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