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하림그룹이 해상운송업체 팬오션 인수과정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사료값 담합 의혹 등으로 국세청으로부터 고강도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세무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하림그룹이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 본사에 70여명의 조사요원을 투입,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12년 정기세무조사 이후 3년 만으로, 특히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 ‘올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2개의 지주회사가 얽힌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비상장사인 제일홀딩스가 실질적인 지주회사 격이고 중간 지주회사격인 하림홀딩스와 다른 상장사들을 거느린 형태다.

하림그룹 계열사 중 닭고기 부위별 판매업체인 올품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실제로 올품의 내부거래 비율은 2013년 21.2%(매출 3464억원 중 736억원), 2014년 21%(매출 3466억원 중 729억원)를 기록했다.

올품의 지분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들 김준영 씨가 100%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일홀딩스는 상장사인 하림홀딩스·팜스코·선진·하림의 최대주주에 올라서 있다. 또 제일사료·멕시칸산업 등의 비상장 법인들도 거느리고 있으며, 중간 지주회사격인 하림홀딩스를 통해 NS쇼핑·한강씨엠 등 다른 비상장법인들도 지배해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제일홀딩스는 하림의 최대주주로 지분 47.8%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김홍국 회장(7.3%)과 한국썸벧(6.9%)이 지분을 갖고 있다. 제일홀딩스의 2대주주 한국썸벧은 지난 1999년 설립된 동물약품제조업체다. 아들 김준영 씨 소유의 올품은 한국썸벧의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 구조로 김준영 씨가 그룹 지배력을 고스란히 확보한 셈이다.

올품은 지난 2012년 말 제일홀딩스와 농수산홀딩스의 흡수합병 과정에서 제일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해 제일홀딩스의 3대 주주에 올라섰다. 당시 올품의 최대주주가 김 회장에서 아들로 대물림 됐다.

다만 현재 김준영 씨는 올품의 주주로만 등재되어 있으며 경영 참여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로 향후 하림의 승계 구도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조세시효기간 5년이 안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이번 국세청 조사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대기업 집단에 속하게 되는 하림그룹에 대한 전방위 압박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팬오션 인수 과정이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닭고기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탈루가 드러났을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하림은 지난 6월 법정관리 중이던 팬오션을 1조 79억원에 인수,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 집단 편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앞서 하림 이문용 대표는 지난달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하림 계열사의 사료값 담합과 관련, 리니언시(자진신고 감경제도) 혜택을 받았으면서도 담합 사실을 부인해 위증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림 측은 지난달 본지와의 통화에서 “리니언시를 신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과징금을 50% 감면받아 냈던 것은 ‘담합을 인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가격에 관한 대화를 나눈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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