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경제 건설/부동산/철강
산업단지공단, 안전관리 ‘나 몰라라’…땅장사에 몰두4만9000여 기업 입주한 64개 산단에 안전전담 업무인력 7명
산단 분양으로 1800억 수익…해마다 500억 임대수입 올려
안은혜 기자 | 승인 2015.09.22 10:29

   
 
[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산업단지를 관리하는 공공기관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안전관리는 뒷전인 채 ‘땅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산단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안전관리 전담인력은 7명에 불과했으며 지역본부 겸임인력 23명을 포함하면 30명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단공은 전국 산업단지 1089개 중 64개 산단을 관리하고 있으며, 해당 산단에 4만90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겸임인력을 포함한 30여명이 4만9000여개 입주기업에 대한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 셈.

허술한 안전관리로 인해 산단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경북 구미국사4산업단지 내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20t 탱크로리 호스 연결 작업 중 일어난 폭발로 인해 5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해 8월에는 인천 남동공단에서 위험 화학물질인 염소산나트륨이 유출돼 주변 공장 근로자 등 20여명이 부상을 당한데 이어 올해에도 여수산단과 울산산단의 가스폭발 사고 등 30여 건의 산업단지 내 대형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산단공이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산단공이 ‘땅장사’에 몰두하고 있어서라는 지적이 나왔다. 산단공은 최근 조성완료하거나 조성중인 김해, 울산, 아산, 장성, 오송 산단 분양을 통해 180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단공은 아파트형 공장, 물류센터, 파이프랙(원자재이송경로), 시설물 임대 등으로 매해 500억원에 이르는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어 ‘산단공 떴다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산단공의 ‘땅장사’는 과거에도 수차례 지적되어 왔다.

2007년 감사원 감사에서 경남 창원공단 내 월림단지 용지를 영세 중소기업에 분양하면서 조성원가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약 33억원의 양도차익을 남기려 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고, 광주 첨단국가산업단지 분양에서는 1년 전 매입가보다 55%나 높여서 용지를 분양하기도 했다.
 
또한 2014년 창원 산단 LG전자의 R&D 연구복합단지 건립관련 301억원 매각 체결을 깨고 100억원 가량 많은 399억을 요구하여 LG전자의 연구복합단지 건립사업 철회라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산단공은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간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1377억의 처분이익을 거뒀고, 2014년 이후 보유 부동산 매각계획상의 금액도 1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산단공이 노후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을 통해 새로운 부동산개발사업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산단공은 구미, 반월.시화, 남동 등 산단 구조고도화 사업 명목으로 공장용지를 전용하여, 백화점과 호텔, 컨벤션센터, 오피스텔, 아파트, 주유소, 주차장 건립 등 국가산업단지의 존립 그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개발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고도화라는 명목으로 말만 거창했지 입주 기업들을 위한 산업 집적기반시설 등 인프라 구축과 실질적인 지원혜택은 실종된 상태이다. 그리고 민간 투자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수익성 있는 사업에만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산업단지 입주 기업지원의 공공성 상실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제남 의원은 “산단공이 산업단지의 개발 및 관리와 기업체의 산업활동 지원이라는 설립목적을 방기한 채 수차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땅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더군다나 매번 사고가 날 때마다 안전 강화를 약속해놓고 고작 7명의 안전전담 인력만으로 전국 산단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이 크게 분노할 일”이라며 “산단공은 본연의 임무인 산업단지 안전과 입주 기업의 지원활동에 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강남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법령 어기고 국민주택용지 고가 분양
한편, 산단공은 관련 법규정을 어기고 국민주택용지(가구당 60㎡이하)를 고가(高價) 분양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김제남 의원실이 산단공의 제출자료와 관련 규정 등을 확인한 결과, 산단공은 2014년 12월 청주 오송 제2생명단지 내 국민주택건설용지(총면적 10만6573㎡)를 건설사에 분양하면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입지법)’ 시행령상의 조성원가가 아닌 감정가를 적용, 840억원으로 분양하여 약 350억원의 부당 이익을 남겼다고 밝혔다.
 
부지매입비 및 조성비(기반시설, 직접인건비 등 조성비용)가 포함된 청주 오송단지의 조성원가는 1㎡당 약 46만원(3.3㎡당 152만원) 수준으로, 해당 국민주택건설용지 조성총액은 약 490억원이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산단공은 이 금액 이하로 분양해야 한다.
 
산업입지법 시행령 제40조(분양가격의 결정 등) 제6항에는 학교용지, 공공용지와 함께 국민주택용지, 임대주택용지의 경우 조성원가 또는 그 이하의 금액으로 분양토록 규정하고 있다.
 
산업입지법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해당 사례에 대해 “법령에는 구체적인 예외사유와 공급가격을 각 호에 열거하면서 구체적으로 ‘국민주택용지는 조성원가 또는 그 이하의 금액’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60㎡이하의 국민주택용지는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하여야 한다”고 해석했다.
 
산단공은 앞선 2014년 3월에도 오송산단 내 국민임대아파트 용지 6만5543㎡를 감정평가액 507억원으로 분양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미입찰로 분양이 되지 않았지만, 조성총액 301억원 대비 분양총액 차액은 206억원 규모였다.
 
김제남 의원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국민주택용지를 공급하려는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땅장사에 몰두해 법규를 어기고 고가 분양에 나선 산단공의 행태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포기한 행위”라며 “산단공의 고가 분양으로 인해 결국 국민주택에 입주하는 서민의 부담과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제남 의원은 22일 열린 산단공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향후 산업단지의 조성과 분양 시에 과도한 차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용도별 분양가의 적정한 기준마련을 촉구했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은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