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세무법인 부민의 대표 세무사 김귀순 세무사는 한국여성세무사회의 제15, 16대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5월 4년 간의 임기를 마친 김귀순 세무사는 30년 동안 세무 분야에서 일했다. 15년 전 세무사가 된 뒤 다양한 사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 1일 방배동 사무실에서 김귀순 세무사를 만나봤다.

김귀순 세무사는 의학도의 꿈을 꾸며 공부했으나 의대에 낙방, 재수하던 시절 세무인으로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친구들과 우연히 세무직 9급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1975년 김제 세무서에 근무를 시작했다. 이것이 30년 세무 분야 커리어의 시작이었다.

세무사는 여성에게 최적의 직업

20년 간 세무서에서 근무하던 중 세무사 시험에 응시했고, 합격 후 세무사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김귀순 세무사는 “세무사라는 직업 자체도 좋지만 꼼꼼한 성향을 갖고 있는 여성에게 세무사는 안성맞춤인 직업 같아요”라면서 “세무사가 되고 좋았던 것은 중소기업 분야에서 성공한 대표들이나 자영업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에게서 배우는 점이 많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긍정적 사고를 기를 수 있었다고. 고객들에게 배우는 각 분야의 노하우들을 자신의 재산으로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직업이 세무사라고 말한다.

▲ 김귀순 세무사가 여성세무사회가 발간한 '세금가이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세무사로 일하면서 (사)한국재난구호 부총재, 어린이재단 경기남부후원 회장, 국세청 지하경제 양성화위원, 연세 사회복지회 이사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사회복지다.

“세무사 일을 하면서 2008년 사회복지학 석사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죠. 사회에서 받은 만큼 환원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김귀순 세무사는 진도 팽목항의 세월호 봉사활동과 탈북여성 돕기, 한국재난구호 노숙인 저녁봉사 등 봉사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러면서 김귀순 세무사는 “실버타운을 운영해서 이익금으로 무료 양로원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는데, 학위 취득 후 이미 많은 분들이 하고 있더라구요. 직접 하는 것보다 그분들을 후원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나눔의 방법을 바꿨어요”라고 말했다.

세무사라는 직업이 보람 됐던 것은 자주 바뀌는 세법으로 인해 세법을 잘 몰라서 안 내도 되는 세금을 내는 경우도 많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라고 한다. 특히 세금 문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사람에게도 자신이 도움 줄 수 있어서 보람되었다고.

그리고 2011년 여성세무사회 회장을 연임해 4년 간 활동한 김귀순 세무사는 여성 세무사들과 함께 세금 관련 서적 ‘여성세무사들과 함께하는 세금가이드’를 출간, 판매수익금으로 중증장애어린이 후원과 서울구치소 그림 기증에 사용하기도 했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 그의 할아버지가 광문을 활짝 열고 마을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것을 보고 자란 것이 훗날 인생의 좌표를 제시한 것이다.

2013년 회장을 연임하게 되면서 그는 인사말을 통해 “여성세무사회를 더욱 더 활성화해 회원들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여성세무사회를 만들겠다. 전문직으로서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만큼 납세자나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의 어려움에 솔선해 앞장서고 배려함으로써 사회에서 존경받고 사랑받는 여성세무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여성세무사회의 나눔 스토리는 또 있다. 지난 4월 28일 여성세무사회 임원들은 경기도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를 방문, ‘여성세무사들과 함께하는 세금가이드’ 판매수익금으로 마련한 물품을 기증하며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전달했다.

이날 김귀순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올해 봄 발간 이후 8000권 이상 팔린 ‘여성세무사들과 함께하는 세금가이드’ 판매 수익금 일부를 가지고 문제수용인들을 위한 내부 방송용 오디오세트와 모범수용자들이 가족과 하루를 함께 할 수 있는 ‘만남의 집’에 필요한 침대와 가구 등 서울구치소에 필요한 물품들을 전달했다.

이들 물품들은 수용자들의 정서안정 및 쾌적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기증품이다. 여성세무사회는 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는 저소득층 어린이 케어를 위한 중고소형차를 구입해 기증했다.

김귀순 세무사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며 행복을 가꾸어 가도록 돕고 싶었습니다”라면서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더할 수 없이 귀하고 즐겁고 감사한 일임을 고백한다”고 전했다.

▲ 지난 4월 여성세무사회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저소득층 어린이 케어를 위한 중고소형차를 구입해 기증했다.

여성세무사들은 ‘슈퍼우먼’

여성세무사회장을 연임하면서 느낀 것은 강한 카리스마보다는 엄마 같고 누이 같은 편안한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가족관계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7남매 중 맏이인 김귀순 세무사는 올해 80세 생일이면서 결혼 60주년을 맞은 부모님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주기 위해 형제들을 모아 합동 리마인드 웨딩을 했다.

“가족들을 화합시키듯이 1000명 가량이 회원으로 있는 여성세무사회를 이끌면서 ‘화합’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귀순 세무사는 전국에서 40번째로 개업을 했다. 개업할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1999년 세무사를 개업할 당시에는 여성 세무사가 많지 않았어요.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오히려 꼼꼼하고 섬세한 여성들에게 세무사라는 직업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그렇게 즐겁게 일할 수 없었을 거라고. “지금도 세무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요”라며 “제가 볼 때 여성세무사들은 모두 ‘슈퍼우먼’ 같아요. 일하는 여성으로서 엄마 역할, 아내 역할까지 해내는 것은 더 부지런해져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결혼, 출산, 육아 등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김귀순 세무사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사람 인(人)자처럼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서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라며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조언했다. 

김귀순 세무사는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 우리 사회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어요. 무궁무진한 능력을 가진 여성들을 개발해 차세대 여성 리더들을 많이 배출했으면 합니다.”라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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