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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숙 디자이너 “내가 좋아하는 내 직업에 대한 만족도 100%”한국의 아름다움을 내 옷을 통해 알리는 게 목표
안은혜 기자 | 승인 2015.07.28 13:23

   
 
[여성소비자신문=안은혜 기자] 그림을 그리기 좋아했던 소녀가 상상 속에 있던 아름다운 옷들을 만들게 됐다. 유효숙 디자이너는 지난 30여년 동안 국내외 뮤지컬, 페스티벌, 패션쇼 등의 쇼에 참여해 옷을 만들었다. 자신이 만드는 옷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는 유효숙 디자이너를 지난 6월30일 청담동 작업실에서 만나봤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재능이 있었던 유효숙 디자이너. 학창 시절 학원에서 데생(Dessin, 어떤 이미지를 주로 선으로 그려 내는 기술. 또는 그런 작품)부터 시작해 그림의 기본을 배우기 시작했고, 특히 산수화를 주로 그렸다.


“처음에 취미로 시작했던 것이 막연한 화가의 꿈을 꾸게 만들었죠.” 유효숙 디자이너는 회상에 잠겨 말을 꺼냈다.  유효숙 디자이너는 결혼 후 당시 유명했던 청담동 웨딩샵에서 12년 근무했다.

“디자인 실장으로 근무하다가 내가 옷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웨딩드레스 디자인을 공부했다.”며 “1980~90년대 당시에는 디자이너가 많지 않았지만 웨딩 디자이너로서 성실함을 인정받아 이름도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웨딩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 속에서 쉴 틈 없이 일했다. 그래서 다른 디자인을 시도해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흔하지 않을 때 그는 웨딩을 배웠고, 오랜 경험을 쌓은 뒤 1998년  ‘유효숙 웨딩 컬렉션’을 오픈했다. “12년 동안 웨딩 업계에서만 일 해왔는데, 오픈해보니까 웨딩 업계에서의 한계점을 느끼고 흥미를 잃기도 했다.”고 유효숙 디자이너는 회상했다.

웨딩드레스는 매력이 있지만 상품화 되어가는 탓에 처음에 꿈꾸던 환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다 개발한 것이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100% 핸드메이드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든 작품들을 세종문화회관 공연에도 세웠다.

유효숙 디자이너는 “웨딩드레스를 만들면서 옷에 대한 생각이 변했다. 더 새롭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2004년 5월 그는 베이비 드레스 브랜드 ‘배시토시’를 론칭했다. 그해 일본 동경에 수출, 다음해인 2005년, 2006년에는 중국 상하이 베이비 드레스 전시에 참여했다. “내 아이에게 입혀보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었다.”고 론칭 배경을 설명했다.

유효숙 디자이너는 그동안 상당한 규모의 쇼 의상을 만들었다. 2005년에는 롯데 웨딩 컬렉션 박람회에 참여하고, 2006년에는 박준 헤어쇼 피날레 의상을 만들었으며, 코리아 뷰티 페스티벌 의상과 ICD 뷰아시아 서울 콩그레스, 헤어 뮤지컬 <마리> 의상 등을 제작했다.

2007년에는 ‘더 바비 스토리 서울’과 ‘서울 에센스 웨딩 박람회’에 참여, 숙명여자대학 헤어쇼에서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제주시립무용단 정기공연의 의상을, 미스유니버시티 세계대회 3위의 의상을 제작한 이력도 있다.

이 외에도 김포아트홀 개관 기념쇼, 킨텍스 뷰티박람회 개막식 및 갈라쇼, 오송화장품 뷰티 세계 박람회 개막식 쇼 등 각종 오프닝 쇼에 참여하는 등 경력이 화려하다.

2014년에는 속옷 브랜드 ‘보떼샤르망뜨’를 론칭했다. 프랑스어로 ‘농염한 여인’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보떼샤르망뜨는 프랑스 사교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고급실크, 불망, 케미칼 레이스, 비즈 등으로 여성의 선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옷은 전부 만들어본 것 같다. 현재 대량 생산도 준비 중이다.” 그의 한계는 어디일까.
“어린 시절 순정만화를 좋아해 재미로 공주 옷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때 그렸던 그림들이 머리에 각인되어 지금까지 생각난다. 만화책에 나왔던 옷에 내 디자인이 접목되면서 새로운 옷들이 만들어지게 됐다.”

유효숙 디자이너는 상상 속에서 만들고 싶은 옷을 거의 만들어낸다. 일상에서 입는 옷도 만들어 입고 있다고. 그는 “인간의 잠재적인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내 경험으로 알게 됐다.”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순정만화를 보는 것이 좋았고 바느질 재주가 있어 끊임없이 반복하여 그리고, 만들던 것에 디자인이 접목되어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다보니 국위선양을 하고 싶었다는 유효숙 디자이너는 쇼 의상을 만들 때 백두산, 금강산 등의 산수화를 그려넣기 시작했다. 현재 10벌 남짓 만들었는데 앞으로 100벌의 의상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넣는 것이 그의 목표다.

70개국 1만명의 외국인의 방문이 예상되는 세계뷰티올림픽이 내년 3월 국내에서 열린다. 유효숙 디자이너는 오프닝 쇼에서 한국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무대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30년 동안 한 가지 일을 했지만 너무 사랑하는 일이라 그런지 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 나는 ‘직장’이 아니라 ‘직업’을 선택했다. 내가 좋아하는 내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100%”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이어 “웨딩드레스 시장에 수입 드레스가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고, 유명 연예인들이 해외 디자이너의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안타깝다. 국내 디자이너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앙드레 김도 오랜 시간 고생해 편견을 깨고 성공했듯, 국내 디자이너들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해서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유효숙 디자이너는 어떤 엄마였을까. “아들과 딸이 어렸을 때는 ‘엄마는 정말 열심히 일 하는 사람이라 엄마를 제일 존경한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많이 신경을 써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하는 아이들이어서 고맙다.”며 가끔 쇼에 초대하면 와서 박수쳐주며 응원해준다고.

유효숙 디자이너는 쇼가 끝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하나의 쇼를 위해 필요한 200벌 이상의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3~4개월을 꼼짝없이 일에 매달려야 한다. 그럴 때는 다른 것에 신경을 못 쓴다. 그렇게 세운 무대에 100% 만족하지 못하고, 끝나면 허무하기도 하고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하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내가 내 일을 사랑하고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으며, 늘 옷을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면서 설레어 했다.

늘 꿈을 꾸는 유효숙 디자이너에게 또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까. “꿈이 있다. 내 옷에 그림을 입혀 세계로 나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다. 디자이너 ‘유효숙’ 하면 떠오르는 옷의 이미지, 남들과 다르다기보다는 나만의 색감과 스타일로 옷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또 다른 30년이 기대된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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