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이근하 기자] 입주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던 SH공사 아파트의 총체적 부실공사 사실이 드러났다. 값 싼 자재나 기준미달 자재를 사용해 수십억 원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도 모자라 입주민들에게 부실시공에 따른 유지관리비를 전가하는 등 비도덕적 행태를 보인 것.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최근 3년간 입주가 완료된 SH공사 아파트 6개지구, 27단지, 2만518가구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결과 총 31건에 대한 행정조치가 내려졌다. 책임자에 대해서는 53건의 신분상 조치를 취했으며 공사비 과다지급 등을 시정하기 위해 103억9900만원을 환수했다.

SH공사는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임대 및 분양아파트 2만 1103가구 건설공사 진행 당시 외부 공용공간 몰딩을 ‘세라믹급’ 이상으로 쓰기로 결정했으나, 실제로는 일부 지구를 제외하고 EPS몰딩으로 설계변경했다. EPS몰딩은 화강석․세라믹몰딩의 3분의 1가격이다. 이에 공사에 참여한 시공사들은 약 54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다.

또 싱크대 하부에 설치하는 ‘탈수기’에도 기준미달 자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탈수기가 설치된 4005가구의 배수트립을 확인한 결과 92%가 시공 깊이에 미달된 채 부적정하게 설치, 싱크대 악취 및 배수소음 민원이 제기됐다.

이외에도 절수형 양변기가 설치된 가구에서 부품결함에 의한 하자 민원이 발생한 바 있으며 아파트 벽면의 타일공사에서도 부실시공이 적발됐다.

한편 SH공사 측은 감사를 통해 적발된 문제에 대해선 사후조치를 취하지만 앞으로 짓는 아파트에 대한 대책이나 지시사항은 마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근하 기자  5dlrms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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