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영업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에 침전물이 발생해 대량 회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롯데주류는 지난 4월말부터 충북 청원 공장에서 제조한 '처음처럼' 약 1만 상자(30만병)를 회수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리콜 사실을 3개월 간이나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26일 "청원에서 제조해 판매한 일부 제품에서 육안으로 미네랄 덩어리가 부유하는 현상이 발견돼 일부 도매상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장 출고가를 기준으로 1억9200만원에 해당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충북청원공장에서 4월말부터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한 제품에 미네랄 덩어리가 생기는 현상이 발견됐다”며 “ 이 때문에 일부 도매상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회수했다”고 말했다.

강원 강릉 공장에서 '처음처럼'을 주로 생산하는 롯데는 지난해 3월 충북 청원에 공장을 둔 충북소주를 350억원에 인수해 4월부터 청원 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물에서 급격한 온도변화가 발생하면 육안으로 알갱이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미네랄들이 결정화를 일으킨다"며 "강릉 공장의 제조기법을 청원에서 그대로 적용했는데, 청원 공장의 물에 미네랄이 많아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롯데주류는 "단순히 소주 내 미네랄 농도가 많아 벌어진 문제로, 식약청 보고 사안 및 의무 회수조치를 해야 할 사항은 아니었다. 마셔도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지만 미관상 좋지 않아 회수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제조과정에서 비위생적인 문제가 일어나 외부 이물질이 혼입된 경우라면 제조사는 식약청에 보고해야 할 의무를 가지며, 식약청 또한 이를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 주류측의 주장대로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물을 사용해서 발생한 문제라면 위생상의 문제가 아니라 품질상의 문제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제조사가 보고를 해야 할 사안은 아니다"고 답했다.

또한 "롯데주류 청원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조용수는 식약청으로부터 인가받은 물"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주류의 해명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꺼지지 않고 있다. '처음처럼'의 회수사실을 일반에 알리지 않고 뒤에서 몰래 진행했다는 것 때문이다. 서민이 즐겨 마시는 소주인 이상,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선 소비자들에게 공개해야 했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먹는 것에 대한 사고를 쉬쉬하는 것은 잘잘못을 떠나 파렴치한한 일이다. 해명 한 줄로 넘길 일이 아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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