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의 강도를 올려주는 혼화제. 그 혼화제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카본산(PCA)을 두고 중소기업과 LG화학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콘크리트혼화제 제조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들은 LG화학이 시장잠식을 노리고 PCA를 시세보다 절반이상이나 싼 가격으로 덤핑판매를 해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신고서를 제출한 중소기업들은 LG화학이 우월적 시장지위를 활용해 국내외에서 덤핑판매를 계속해왔다고 전하고 있다. PCA의 t당 국내외 시세는 1000달러, 그러나 LG화학은 200~500달러 가량의 가격에 팔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같은 덤핑판매 근거자료를 이날 공정위에 제출했다.

업계에선 LG화학이 이 분야 관련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LG화학이 PCA의 주요 원재료인 아크릴산을 독점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화제협회 관계자는 "LG화학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시장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사실을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걱정해왔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도 자칫 눈 밖에 날 경우 원재료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몸을 사려왔다"고 말했다.

혼화제협회는 지난 4월 PCA혼화제를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추가 진출을 막고, 중소업체들을 보호해줄 것을 동반성장위원회에 요청한 바 있다. 또 중소기업청에도 PCA혼화제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을 제출했다.

LG화학은 올해 초 PCA 연간 생산량을 기존 3만ｔ에서 6만ｔ으로 증량하기로 결정해 중소기업들 및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에 대해 “PCA를 덤핑처리했다는 것은 언급할 가치도 없는 허위 주장이다”며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타사의 PCA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PCA는 전세계적으로 1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가지고 있어 해당 분야에만 LG화학이 진출하고 있으며 1400억원 규모의 혼화제 사업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며 “이를 통해 진위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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