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포스코동우회(포스코 퇴직 임원 모임)가 지난 1990년 설립한 포스메이트에 막대한 일감을 몰아줘 포스코동우회를 밀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사조직 챙기기라는 전관예우 논란에 ‘관피아’, ‘포피아’라는 말까지 나왔다.

 

포스코동우회는 포스메이트 지분을 포스코에 매각해 주식 차익을 챙기기도 했다. 포스코 계열사 포스메이트는 2009년 매출이 822억원에서 2013년 1184억원, 지난해 1323억원을 달성하며 성장했다.

 

그런데 최근 포스코가 단순히 일감을 몰아주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포스메이트의 기업 가치를 상승시켜 포스코동우회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나왔다.

 

포스코가 기존에 최대주주로 있던 계열사 지분을 넘겨 포스메이트의 그룹 내 인지도 격상 및 주식가치 상승효과가 발생했는데, 이 같은 행위가 대주주인 포스코동우회를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포스코가 기존에 보유했던 엔투비 지분을 포스메이트에 넘겼다. 엔투비는 기업소모성자재(MRO)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기업으로 포스코, 한진, KCC 등이 대주주에 올라 있다.

 

포스코에 이어 포스메이트의 2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포스코동우회가 최대수혜자 아니냐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그러나 포스코 측은 “퇴직자 모임인 포스코동우회 몸집을 왜 키워주나. 계열사 만들어줄 것도 아니고 몸집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라며 이 같은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엔투비 지분을 포스메이트에 넘긴 이유에 대해 한 언론에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사업성격이 유사한 계열사들을 한 데 묶은 것 뿐”이라고 설명한바 있다. 그러나 올해 초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 소유 엔투비 지분을 매입한 일은 엇박자 행보의 대표격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의 목적대로라면 엔투비 지분은 포스코가 아닌 포스메이트가 매입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특수강이 갖고 있던 엔투비 지분은 세아그룹이 인수하면서 가져갈 필요가 없어 본사가 다시 인수한 것”이라며 “포스메이트로 매각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부터 공기업 등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민간기업에 불이익을 주거나 관계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는 행위에 대한 집중 조사를 벌여왔다.

 

공정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의 계열사 부당지원 위반과 관련한 사건을 위원회에 상정한 상태지만 언제 처리될지는 위원회 사정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시기를 알 수 없다. 다만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계열사 부당지원 관련 “공정위 조사가 나오거나 결과를 봐야 알겠다”는 짧은 답변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