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전경

대형 전시장사업자들이 협력업체에 불리한 계약을 행해왔다는 것이다.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코엑스와 킨텍스 등 총 8개 사업자의 11개 전시장이 협력업체와 맺은 지정계약서 상의 각종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정 대상에는 인천도시공사, 김대중컨벤션센터, 엑스코, 벡스코, 대전마케팅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양자간 계약서에 ‘을(협력업체)이 사용하는 구역 내에서 재산상 발생한 일체의 사고에 대해 갑(전시장 측)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업자 면책 조항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자들은 협력업체가 계약내용을 어겼을 때 위반사항의 중요성을 따지지 않고 별도의 통지 절차도 밟지 않은 채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기도 했다.

또 계약서에 첨부되지 않은 전시장 내부 운영규정이 자동으로 계약 내용이 되는 것처럼 끼워넣은 사실도 드러났다. 분쟁 발생 시 대한상사원을 통해서만 해결하도록 한정해 사업자와 협력업체 간 합의할 수 있는 여지나 민사소송 가능성을 막아놓기도 했다.

공정위는 총 8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적발해 이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등 시정 조치했다.

다소 전시 규모가 작은 A전시장사업자 관계자는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코엑스나 킨텍스와 같은 대형 전시장사업자의 경우는 워낙 큰 건들이 많다. 철거와 설치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스템 특성상 안전사고에 대한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협력업체와 계약할 때 실적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 영세 업체들에는 차별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전시장사업자의 계약 약관이 변경되면 작은 사업자에서도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은혜 기자  iamgrace.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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