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주변에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법 시행령 개정 추진의 문제점’이란 출처 불명의 문건이 나돌아 화제를 낳고 있다.

24일 <여성 소비자신문>과 통화한 CJ 고위 관계자는 “문건이 삼성에서만 쓰는 ‘훈민정음’ 서체로 작성됐으며 삼성 쪽에서 국회 문방위원실 쪽에 로비를 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측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또 “(이재현 CJ 회장의 아버지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이의) 유산소송과 관련해 우리 사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면 심히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CJ측도 입수했다는 이 문건에 따르면 방통위가 개정을 추진중인 방송법 시행령이 CJ에 부당하게 특혜를 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CJ 측은 방통위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대로 이며 특혜는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이 개정안은 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자는 것이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투자했다.  입장이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특정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매출액 제한을 전체 PP시장의 33%에서 49%로 점차 완화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여러 케이블채널을 보유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한테 부여된 ‘가입자 수 3분의 1 이하’ 제한 기준을 ‘전체 케이블방송 가입자’에서 위성방송과 아이피티브이(IPTV) 등을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로 넓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국회 주변에서 유포된 이 문건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1위 업체의 독점 강화로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고, 방송 독점에 따른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정권 교체 이전에 이를 키워주려는 특혜의혹까지 일고 있다는 주장까지 있다.  CJ E&M은 매출액 점유율 29.2%의 1위의 PP인 까닭이다. 

CJ헬로비전 역시 1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로 전체 케이블방송 가입자의 23.2%를 보유하고 있다.

한 케이블방송업계 관계자는 “이 법령은 CJ에게 유리한 법령이어서 일명 ‘CJ법’이라고도 부른다”며 말했다.

재계에선 이와 관련 삼성과 CJ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산소송이 격화되면서 삼성과 CJ가 상대에 대한 정보를 샅샅이 훑고 다닌다”며 “삼성이 나섰을 수도 있고, CJ의 과민반응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CJ의 사업 관계가 더욱 멀어지고 있는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통운 인수전 이후 삼성전자는 CJ대한통운에 주던 물량을 줄인 바 있다.

CJ의 또다른 물류 계열사인  CJ 지엘에스 역시 그동안 3000억원가량 삼성전자의 해외 물류를 맡아왔던 물량을 줄여 두 그룹간의 갈등이 사업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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