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를 소비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수집해 보험사에 넘긴 데이터베이스 수집 대행사가 적발된 가운데 금융당국과 보험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무단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결국 텔레마케팅 자료로 사용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3년간 1천3백만 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후 동양․라이나 생명 등에 판매, 250억원 이상의 수익을 얻은 열심히커뮤니케이션즈(이하 열심히)에 대해 시정명령 조치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열심히는 일부 참여자에게만 경품을 지급함에도 불구하고 ‘100% 전원 증정’, ‘소멸예정쿠폰이 2장 남아있습니다’ 등 문구를 게시하거나 무단으로 오픈마켓 로고를 사용한 혐의다.

실제로는 이벤트 참여자 중 25~55세에 해당하고 이벤트 참여 내역이 없는 경우 할인쿠폰을 지급했으며, 유리한 사용후기를 편집․조작한 이미지를 소비자들이 직접 작성한 이용후기인 것처럼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품으로 제공되는 쿠폰이 5만원 이상 주문시에만 사용 가능하며, 발행일로부터 15일 이내 사용해야 한다는 사용제한이 존재했으나 이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소비자가 개인정보 수집목적, 제3자에 대한 제공 등에 관한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없게하는 기만적인 수단으로 개인정보 수집절차를 진행,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열심히 외에 공정위는 동양생명에게도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동양생명이 열심히로부터 건당 1800원에서 3300원을 받고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1141만건의 개인정보를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또 라이나 생명은 열심히의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해 개인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았으며, 이를 텔레마케팅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열심히’ 측은 제재를 취소해달라며 7월 초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재판부는 방통위의 시정명령 집행을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지됐다.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소비자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부분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명시적 동의가 전제되지 않은 개인정보를 텔레마케팅에 사용했다면 고의성에 따라 보험사도 제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열심히가 수집한 데이터가 불법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직접 고객 정보를 수집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보험사가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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