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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 "여성의 인격적 가치나 노동평가 절하하는 문화 바꿔야"
최문희 기자 | 승인 2015.02.25 14:58

   
 
여성 소비자의 알권리 충족은 물론 경제발전과 양성평등사회 구현 및 글로벌화를 위한 언론의 소임으로 탄생한 여성소비자신문의 탄생 3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여성은 소비경제의 80%가 넘는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성이 소비시장의 주축이 되고 소비사회가 마치 여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소비주의를 조장하는 주범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또한 여성의 소비자 정체성만을 강조하고 여성이 세계 생산경제의 3분의 2 이상의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은 쉽게 잊혀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의 여성운동가인 베티 프리단은 ‘미국 여성들이 상품구매를 통해서 정체감, 목적, 창조성, 자기실현 그리고 그들에게 결핍되었던 성적 즐거움마저도 얻을 수 있다고 믿지만, 그들은 바로 그 구매의 순간에 권력의 희생자가 되어버리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즉, 소비사회의 발달은 여성의 존재론적, 인격적 가치나 노동을 평가절하시키고 여성에게 허위의식과 탈정치화를 조장하는 요소들을 증가시키며 여성의 주체성을 훼방시키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 대중 여성이 수동적인 문화소비자가 아니라 주관적 관점의 다양한 문화적 해독의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며 고유한 하위문화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은 생산경제를 뒷받침하는 재생산경제의 주요 담당자로서 가사활동의 연장선에서 소비를 실천하며 부재자 쇼핑을 통한 가족 및 넓은 관계의 구축과 유지를 위한 행위로서의 소비를 한다는 점에서, 여성의 소비행위가 지니는 의미는 소비와 생산, 생산과 재생산의 경계를 잇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공공재의 주요 소비자로서 시민권의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성의 소비행위를 통한 적극적 시민권의 실천 행위는 공정무역 제품의 구매활동이나 한국의 최근 다양한 정치적 저항 행동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성의 소비는 개개인에게 ‘즐거움으로서의 저항’이 되기도 하고,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경제에 맞서는 행위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위계적인 먹이사슬 구조속에서 대기업의 횡포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위협받고 있으며 또한 공공재의 민영화 움직임으로 일반 국민의 삶의 조건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불안을 마케팅의 미끼로 이용하는 반여성적인 문화적 공세로 여성의 주체성이 훼손되는 현재, 언론의 정보 제공과 감시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요구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인류와 지구의 생존 전체를 먼저 고려하는 소비문명에 대한 자성과 비판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 건전한 소비생활, 공생하는 삶의 가치를 새로운 개념으로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21세기의 중대한 과제를 마주한 지금, 여성소비자신문의 건강한 목소리가 공명하기를 기원드립니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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