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이명진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에 팔을 걷어붙였다. 불법 스팸 퇴치를 위한 전사 태스크포스(TF) 신설에서 각종 서비스 기능 강화 등 고객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IBK기업은행과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통신3사는 인공지능(AI) 보이스피싱 탐지‧예방 기술을 통해 보이스피싱 의심거래 발생 시 피싱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 수신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은행에 보이스피싱 위험도를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은행은 이체‧출금 차단을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예방을 추진한다.

앞서 통신‧금융업계는 지난 4월에도 금융범죄 대응‧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한 차례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협업을 바탕으로 통신당국과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을 위해 필요한 통신‧금융 부문의 제도개선 사항 등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합동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3242억원으로, 지난해(4472억원) 전체 피해 총액의 72%에 달한다. 앞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 2021년 7744억원, 2022년 5438억으로 대폭 감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3242억원을 기록해 다시 증가세로 바뀌었다.

줄어들었던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통신 3사는 AI 기술을 활용한 범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I 활용 보이스피싱 대책 ‘봇물’

SK텔레콤은 최근 불법 스팸 문자로 인한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사 차원의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TF를 통해 자체적인 불법 스팸 억제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지속 마련해 가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송수신 문자에 대한 필터링 정책 업데이트 시간을 종전 1일 1회에서 10분당 1회로 단축하고, 불법 스팸 발송번호 등록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하는 등 필터링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지난달부터 자사 본인인증 서비스 앱인 패스(PASS)에 제공 중인 ‘패스 스팸 필터링’ 서비스 기능도 강화했다. 패스 스팸필터링은 불법 스팸 문자를 감시하고 걸러주는 기본 기능에 ‘키워드 추천’, ‘미끼 문자 AI탐지 알림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휴대전화 사용자의 동의를 통해 통신사 자체 필터링 대비 더욱 심도 있는 스팸 필터링이 가능하다.

앞서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콜’을 활용한 금융범죄 예방교육 추진을 위해 카카오뱅크와 밀알복지재단, 경기남부경찰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협약은 최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예방 교육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착안에서 마련됐다. 

KT는 스팸 차단 서비스를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KT 안심정보’ 서비스를 ‘마이케이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한다. 마이케이티 앱에 추가된 KT 안심정보를 통해 고객은 직접 스팸번호와 문구 등을 설정할 수 있으며, 지난 일주일간의 스팸 차단현황 및 차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KT 안심정보에선 브이피(VP Inc.)의 스팸번호 알림 및 AI 보이스피싱 탐지 앱인 ‘후후’와 함께 최신 스팸 정보와 함께 주의해야 할 최신 통신 사기수법을 알려주는 ‘통신 사기 주의보’, ‘이용자 피해 예방 가이드’ 등도 함께 제공한다.

LG유플러스도 이동통신망에서 스팸메시지를 걸러내는 ‘ixi 스팸필터’ 시스템을 적용하며 보이스피싱 예방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ixi 스팸필터’는 AI 모델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제공받은 스팸 신고 데이터를 학습해 고객이 스팸메시지를 수신하기 전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부터 불법 대출, 스미싱, 도박, 성인, 불법 의약품, 주식 리딩방과 관련된 스팸 메시지를 단 1건만 발송해도 발신번호 차단 후 메시지발송 사업자에 소명을 요청하는 제재 정책도 운영 중이다.

이명진 기자  mjin04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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