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박영준 기자]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의 휴면예금 처리에 대한 관리 부실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금융위의 허술한 지도·감독 하에 시중은행들은 수천억원대의 예금을 부당하게 휴면예금으로 처리해오고 있었다.

12일 감사원에 따르면 17개 시중은행에서 2007년 9월부터 2013년까지 휴면예금으로 처리한 예금은 총 5744억원이다.

이 중 예금주가 찾아간 돈은 1910억여원이다. 나머지 3824억여원 중 2964여억원은 미소금융재단에 출연했으며, 870억여원은 은행에서 ‘잡수익’ 등으로 챙겼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2012년 8월 은행이 예금에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어 최종 거래일로부터 5년이 경과해도 휴면예금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감사원은 금융위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은행이 부당하게 처리된 휴면예금에 대해 계좌를 복구토록 하거나, 예금주의 권리보호를 위해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가 은행들의 휴면예금 처리를 방관하면서 2012년 9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1055억원의 예금에 대한 청구권이 법적으로 소멸돼 예금주의 재산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도 지난 대법원의 판결 이후 2012년부터 2013년 사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예금 17억원을 잡수익으로 챙겼다.

또 금융위는 은행과 미소금융재단에서 휴면예금의 지급 청구 요청에 따라 지급해야 할 약관에 따른 약정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과했다.

17개 시중은행에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예금에 대해 약관에 따라 약정이자를 지급하지 않거나 이자를 제외하고 출연받은 예금만 지급해 예금주의 재산권이 침해되고 있었다.

감사원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대법원 판례와 달리 휴면예금으로 처리된 예금의 계좌를 복구하거나 복구가 어려운 경우 최소한 소멸시효 중단과 예금주가 예금을 찾을 수 있도록 예금조회시스템을 개선하도록 통보했다.

예금주에게 약정이자를 지급하도록 하는 등 예금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도 촉구했다.

박영준 기자  jun34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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