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박영준 기자] 기업은행이 KB국민은행의 순익을 2년 연속 앞지르면서 거대 금융그룹 못잖은 수익성을 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의 순익은 1조320억원으로 1조290억원의 국민은행을 조금 앞섰다.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8561억원)에도 앞섰다.

지난 2013년 기업은행의 순익(8542억원)도 국민은행(8196억원)에 비해 많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 2만696명, 지점 수 1162개로 국내 최대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반면 기업은행은 직원 수 8148명, 지점수 641개로 국민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의 도약을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로 분석했다.

2000년대 초중반 수익성이 가장 높은 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순익이 1조원을 넘었다.

이 기간 동안 ‘1조원 클럽’에 5년 연속 가입한 은행은 우리은행 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모태는 상업은행으로 한일은행과 합병하기 전부터 기업금융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며 “2000년대 초중반 다양한 분야에서 대기업들이 중국 특수를 누리면서 이익이 늘어나 우리은행의 실적도 좋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국민은행은 신한은행에 뒤처지기 전인 2010년까지는 순익도 가장 앞서 ‘리딩뱅크’로 군림했다.

이 시기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면서 2005년~2007년까지 매년 순익이 2조원을 넘어서며 3년 연속 ‘2조원 클럽’에 들었다.

다음 순서는 기업은행에 넘어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기업은행이 도약한다는 것이다.

2013년을 제외하고 기업은행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했다.

대기업대출 비중이 큰 우리은행의 2013년 순이익이 4653억원으로 곤두박질쳤지만, 기업은행은 같은 해 8542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은행권 2위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중소기업의 실적이 대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패러다임 변화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영준 기자  jun34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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