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서유리 기자] 반려동물 1000만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현대인의 달라진 생활패턴과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특히 애완동물이 기존의 ‘양육’ 개념에서 함께 생활을 공유하는 ‘반려’의 개념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영양제, 유모차 등 이색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의 국내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소비자불만과 피해도 끊이지 않아 소비자 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서모씨는 지난 1월 안양에 위치한 T업체를 통해 포메라니안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서 씨는 “아이를 데려온 지 이틀 만에 구토를 하기 시작하더니 설사도 하고 상태가 많이 안 좋았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파보 장염에 걸렸다고 하더라”며 “검사를 받고 오면 수십이 들던 수백이 들던 샵에서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는 말을 믿었지만 결국 진단을 받은 지 4일만에 아이가 하늘로 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맞춤분양으로 더욱더 저렴하게 100% 환불 보장, 애완견판매업 피해보상규정을 준수하며 100% 책임 사후보상가능, 계약서·보증서·분양카드 각종분양서류 발급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유명 연예인이 분양 받았다는 리뷰까지 올라와 있어 더욱 믿음이 가도록 착각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 측에서는 파보라는 장염이 4~15일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분양 전 이미 파보장염에 걸려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진단받았다”며 “병든 강아지를 분양하면서 건강한 아이라고 속인 것도 모자라 강아지를 치료하지 않고 폐사시켜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이 업체는 유명 애견 카페 ‘강사모’에서 사기 업체로 이름나 있는 곳으로, 이 같은 피해자는 한둘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샵에서 일했다는 한 관계자는 “연계된 병원은 없고, 병에 걸린 아이들은 방치하거나 임의적으로 약을 처방해왔다”고 밝혀 충격을 안겨줬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반려동물 관련 피해구제를 분석한 결과, ‘폐사‧질병’으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84.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폐사ㆍ질병이 발생한 시점은 구입일로부터 15일 이내인 경우가 92.%였다.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반려동물 구입 후 15일 이내에 폐사 시 동종의 애완동물로 교환하거나 구입금액을 환불하고, 구입 후 15일 이내에 질병이 발생한 경우 사업자가 치료해서 소비자에게 인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업자들은 구입 후 폐사, 파보 장염이나 홍역 등 질병 발생 시 보상을 거절하거나 판매업체가 부담해야 할 치료비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계약서상 환불 불가조항 등을 근거로 보상처리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반려동물 피해구제 접수건 중 교환·환급·배상 등 보상이 이루어진 경우는 32.7%에 불과했다. 
또한 반려동물 구입금액 85.7%가 30만원 이상으로, 보상을 받지 못할 경우 소비자들이 입는 금전적 손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 측 “우리는 계약서대로만 움직인다”

T업체는 애완견판매업법이 허술하고 피해자가 보상 받으려면 민사소송을 해야만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을 악용해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더 당당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업체 측은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계약을 지키지 않은 적이 없다. 우리는 계약서대로만 움직인다”는 말을 반복했다.

병든 강아지를 분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잠복기를 가지고 있을 수는 있지만, 밥을 잘 먹고 변을 잘 보면 건강하다고 판별 하에 분양을 시키고 있다며, 발병이 하루 이틀, 길면 16일이 지나서 오기 때문에 15일의 기간을 두고 보증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계된 병원에서 성실히 통원치료를 하고, 증세가 심할 경우 격리 조치하는 등 살아있는 생명체를 치료하지 않을 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본인의 강아지는 본인이 치료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우리는 분양되지 않은 강아지에 한해 치료를 진행하고 완치후 분양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간혹 아이 사진을 요구하면 토사물이나 이런 것 때문에 잘 안보내주고 있을 뿐 강아지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억울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법적으로 100% 환불하라고 명시돼 있는 것도 아니고 특약이라고 계약 사항을 미리 고지하고 분양해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려동물의 출생일․접종기록․특징 등 필수 기재사항 확인해야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분이 최종적으로 피해를 보상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 사안이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인 것은 확실하지만, 반려동물 관련 피해사례는 보상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업체의 경우 시행규칙상의 위반 가능성이 있다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항 등을 조사한 후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는 있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반려동물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피해 예방을 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판매업소를 이용하고, 계약서에 분양업자의 성명ㆍ주소ㆍ반려동물의 출생일ㆍ접종기록ㆍ특징 등 필수 기재사항이 있는지 확인하며, 구입 후 질병 발생 시 즉시 판매업체에 연락하도록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 정하는 계약서를 교부하지 않는 등 동물판매업자의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계기관에 동물보호법 위반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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