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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의원 "정치불신 걷어내는 것이 보수와 진보의 최우선 과제"먼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게 정치개혁의 시작
김희정 기자 | 승인 2015.01.29 17:43

   
 
[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 최근 여야 정치권 내에서 ‘정치 개혁’을 향한 움직임이 거세다. 여야 모두 개혁 기구를 마련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선거구 및 공천제도 개혁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의 중심에 김용태 의원이 있다.

김 의원은 “현재 정치권이 마주한 문제에 있어서는 이념 구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본래 상이한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에요”라며 “정치과정 자체가 소란스럽고 잡음이 불가피한 과정인 셈이죠.

다만 지금의 정치는 정치 그 자체가 너무나 큰 불신에 직면해 있는 것 같아요. 때문에 정치 본래의 기능이 상실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 불신을 걷어내는 것이 보수와 진보 모두의 최우선 과제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그는 소장파 의원의 대표 주자로서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위한 법안 발의에도 힘써 왔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회의원이 되기까지의 인생 여정은 어떠했나요? 정치에 입문하게 된 특별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정치인이 꿈이었죠. 고향 대전에 저와 이름이 같은 고 김용태 의원(5선)이 계셨어요. 동네 어른들이 저를 볼 때마다 ‘용태야, 너도 이 담에 김용태 의원보다 더 훌륭한 정치인이 되거라’며 농담 반 진담 반 덕담을 자주 하셨지요. 대학은 동기들보다 아주 늦게 들어갔습니다.

다섯 번째 시도 끝에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한 거죠. 대학 때 교조적인 학생운동의 문제점을 아주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당시엔 현실의 고통보다 이념이 우선이었고 목표가 옳다면 수단과 과정을 무시하고 정당화했었지요.

새로운 학생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민중당입니다. 민중당은 처음으로 반(反)맑스-레닌주의, 반(反)주체사상을 내걸고 사회의 발전과 서민정치를 꿈꿨던 그룹이었습니다.

또 다른 계기는 2004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을 때입니다. 김 전 지사의 요청을 받고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여의도로 돌아가 공천심사에 참여했었습니다. 그때 우리 당 공천심사는 말 그대로 ‘어마무시’ 했죠.

당시 최병렬 당 대표를 포함해 홍사덕 김용갑 정형근 의원 등이 퇴진했어요. 하지만, 공천 심사가 끝난 후 아무런 잡음도 없었습니다.

이후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제안으로 미국에서 한미정책연구원을 만드는 기본 작업에 참여하다가 중앙일보 기획위원 제안이 들어와 귀국했습니다. 이 때 제 정치인생이 새로 열리게 됩니다.

강만수 전 장관을 만난 거죠. 강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저를 이명박 시장에게 소개해줬던 겁니다.

그 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 참모로 들어가서 연설문 작성과 정무기획을 담당했고 대통령직 인수위에도 참여했습니다. 이후 청와대로 갈 지 총선에 출마할지 고심하다 2008년 4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게 됐습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신조나 인생 목표는 무엇인가요?

“ ‘서두르지 마라 그러나 멈추지 마라’ 스페인의 격언입니다. 김용태 사무실 모토이기도 합니다. 저는 마라톤을 합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마라톤 말고는 할 줄 아는 운동이 없습니다. 마라톤 하는 사람들은 절대 걷지 않습니다, 천천히라도 계속 뜁니다.

또 하나, ‘필요할 때 필요한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사막을 지나가다 죽은 사람들 곁에는 놀랍게도 물이 가득 들어있는 물통이 놓여 있다고 합니다.

너무 뜨겁고 건조해서 자신도 모르게 몸 안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 결국 탈수로 죽게 되는 거죠. 그래서 사막에서는 ‘목 마를 때 물을 마시는 게 아니라 규칙적으로 제 때 물을 마셔라’는 것이 살기 위한 철칙입니다.

제가 일 할 수 있을 때 일 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이 필요로 할 때 필요한 일을 하겠습니다. 그것이 정치라는 사막을 살아서 건너가는 길이니까요.”

-최근 국민들의 정치 혁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치 현주소는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요. 의원님은 현재 새누리당 보수혁신 특별회원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대 국회를 지내며 느낀 소회는 어떠하며 국회내에서 가장 먼저 어떤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까.

“정치에 대해 확신을 하는 게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치, 정치인이 아무리 욕을 먹어도 사회를 바꾸는 가장 큰 레버리지, 영향력을 쥔 게 정치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무리 욕을 먹어도 인간사회에서 정치는 소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정치인의 책임은 막중함에도 국민들은 정치인이 하는 얘기는 절대 믿지 않으십니다. 정치인을 좋아한다는 분은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지요.

그 원인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정치에 대한 혐오감, 정치인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 이런 게 다 정치 내부에 정치인 스스로한테 가장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정치 잘 하자는 것, 무슨 개혁을 하자는 것, 이런 모든 것에 앞서야 하는 게 국회의원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입니다. 그게 개혁의 시작입니다.”

-의원님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세비 동결이나 불체포 특권 포기 등을 강조한 걸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수혁신특별위원회를 하면서 어떤 정치개혁을 꿈꾸는지, 또 이에 대한 의원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정치혁신을 두고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일이라는 분도 계시는데, 지금 운영하고 있는 혁신위를 잘 활용한다면 못 할 일도 아닙니다. 혁신위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도구로 쓰여져야 합니다. 김무성 대표, 김문수 위원장 두 리더십 주체들이 훌륭하게 이끌어가실 거라고 믿습니다.

기본적으로 특권 내려놓기에 반대한 의원은 없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혁신위의 의제들이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는 보도를 한 적이 있지만, 의원들이 의제 내용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소통방법에 대해 비판한 것이었습니다.

즉, 먼저 의원들과 의견을 나눈 후 혁신안을 만들어 제시하고 의결해야 했으나, 혁신위 위원들끼리 혁신안을 일방적으로 확정해 제시하였기에 어쩌면 의원들의 비판을 받는 것도 당연했다 싶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회의원도 사람입니다. 욕먹기 싫습니다. 저 역시 누군가의 아빠이고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친구죠. 욕 먹으면 마음이 상합니다. 욕 안먹고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2008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서의 어려운 점은. 그리고 정치학을 전공했는데 현실정치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무엇인가요?

“정치는 협상의 산물이라고 배웠습니다. 협상하면 타협하게 되고 타협하면 양보해 51대 49로 게임을 나눠서 진행해야 하죠. 어느 한 쪽이 다 가지는 것은 독재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에서는 서로가 100을 가져가려 해 극한의 대립양상이 자주 발생하고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대통령에게 권력이 몰려 있는 탓입니다. 이긴 쪽은 다 가지려하고 진 쪽은 상대가 망하기만 바라고 있는 것이죠. 국민들한테서 권력 나눠먹기란 욕을 먹더라도 권력의 분산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금융소비자연맹에서 뽑은 2014년 금융소비자권익증진 최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지난 12월 12일 시상식에 참여한 김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서 저축은행 사태 수습 당시 정말 막막하기 짝이 없었던 기억을 털어놓았다.

“2011년 가을 KBS TV에서 추적 60분을 봤어요. 부산에서 짜장면 집을 하는 한 아주머니의 얘기가 나왔는데 그 아주머니는 부산저축은행에 후순위 채권을 사서 6500만원 정도의 돈을 날린 상태였어요. 자기 딸은 짜장면 집 단칸방 다락방 위에서 공부해 독학으로 부산 외고에 들어갔고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라는데 짜장면 팔아 이 아이의 학비에 쓰려고 모은 돈을 고스런히 다 날린 것이었어요. 그 방송을 보던 나의 심정은 그야말로 참담했고 제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때 김 의원은 아주머니를 만나러 직접 부산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그러나 후순위채권은 보상액이 매우 적어 직접 도움이 될 만한 게 별로 없었다. 그 같은 일진광풍이 분 이후 그는 모든 국민이 연루되는 그런 사건은 정말 벌어지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2013년과 2014년 거의 4개월의 시차를 두고 우리 사회에는 또 어마어마한 금융사고가 터졌다. 2013년 10월에는 동양증권 사태로 수만 명의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렸고 2014년 1월에는 사상 초유의 신용정보 유출사태가 벌어졌다.

김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런 사고에 대응해서 입법활동을 잘 해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며 “국회가 한 일은 신용정보 관리 실태를 완벽하게 개혁하자는 의미에서 신용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만들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정보보호법이 빨리 통과돼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금융 불안을 없애고 국민들의 신용 정보를 자기들의 전유물인 양 사용하는 행태를 하루 빨리 뿌리뽑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원님은 지난해 금융소비자연맹이 뽑은 올해의 금융소비자권익증진 최우수 의원으로 선정됐습니다.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이익증진을 위해 어떤 입법활동을 해왔나요?

“작년 초 카드사의 고객 신용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면서 온 나라가 들썩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규모 유출 말고도 개인신용정보가 불법적으로 쓰여지는 경우가 또 있습니다.

금융회사 등과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한 모집인의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분들은 개인신용정보를 취득·공유하는 것이 불법입니다. 모집인의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해당 모집인에 대하여 규제를 하죠.

그러나 모집인이 불법행위로 모집한 소비자와 계약해 영업이득을 취하는 금융회사는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사실상 금융회사가 모집인의 불법행위를 방치한다는 비판도 가능한 거죠.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금융회사는 모집인이 개인신용정보를 불법으로 이용하였는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모집경로가 불법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금융회사는 해당 모집인과의 위탁계약을 해지하도록,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그 밖에, 사기 사이트 등으로 인한 소비자피해의 발생 및 확산을 신속하게 방지하기 위해 임시중지명령 제도를 신설하고, 전자상거래 플랫폼 제공 사업자에게도 그 역할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과하자는 내용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또 공정거래와 관련해서 인터넷 포털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거래시장으로 보고 해당 시장에서 독과점 상태에 있는 인터넷 포털사업자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할 수 있는 인터넷 포털사업자에 대한 특례를 두자는 취지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했습니다.”

   
 
-현장 정치의 실천을 위해 민원의 날 행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원의 날 행사를 통해 얻은 수확은 무엇인가요.

“제 지역구인 양천 을은 보수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었던 그야말로 새누리당의 자갈밭이었습니다. 2008년 초선의원이 될 때 저는 순전히 집권여당에 대한 기대 하나로 당선됐던 겁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저희 지역은 서울의 48개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꼴찌를 했습니다. 그때 제가 선택할 길은 포기 아니면 무모한 도전이었죠. 포기도 생각해 봤는데 그때 제가 했던 말이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죽기는 매한가지’다, 그래서 택한 무모한 도전이 바로 ‘민원의 날’이었던 겁니다.

4년 반 동안 김용태 의원 지역사무실을 다녀간 주민은 8600여 명, 민원 건은 4500여 건에 달합니다. 그런데, 양보다 더 중요한 게 있더군요.

민원의 날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만나고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기획된 정치적 계산, 나쁜 말로 표를 얻기 위한 장삿속이었지만, 주민들의 힘든 사연, 말 못할 속내를 듣다 보니 억울한 사연에 화도 나고 꽉 막힌 행정에 절로 분통이 터졌더랬습니다. 마음으로 만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국회의원을 찾아오시는 민원인은 해볼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써보고 가 볼 수 있는 모든 기관을 찾은 후 마지막으로 기대볼 심정으로 오십니다.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민원도 많습니다. 자칫 민원에 파묻혀 죽기 십상이죠.

민원이란 건 해결하려는 것보다 국회의원이 얼마나 끝까지 해결하려 노력했는가, 미해결된 부분에 대해 주민들에게 안 된 이유와 배경을 얼마나 진솔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드렸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민원이라도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여성계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강화를 위해 남녀 동수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정치학도 출신으로서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혁신위 위원의 한 사람으로 말씀드리자면 저희 혁신위도 지금 주요 당직에 남녀 동수를 적용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혁신위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능력 있는 여성 정치인의 발굴과 육성 문제입니다.

혁신위에 참여한 한 여성 의원은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여성 비례대표 의원을 두고 새누리당은 구색 갖추기로 여기고 새정치연합은 정치 선봉대로 생각하더라’는 겁니다. 다른 당 상황이야 제가 말씀드릴 바 아니지만, 우리 당 얘기는 참 곱씹을 점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습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여성입니다. 마가렛 대처 수상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표류하던 영국이라는 배를 구조한 철의 여인입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언제나 대통령 후보 1순위입니다. 우리나라도 더 많은 여성 정치인, 여성 정치지도자가 배출되고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지금보다 훨씬 활발해질 거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포부와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알고 싶습니다.

“정치적인 포부 보다는 정치하는 자세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정치멘토이신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께서 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이란 그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두려워할 것은 국민뿐이다, 네가 믿을 것 또한 국민 밖에 없다. 네가 나쁜 짓 하지 않고 소신껏 하면 국민이 살려 줄 거다’ 정치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내겠습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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