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임세령 대상그룹 상무(오른쪽)임상민 대상그룹 상무.

두 사람의 열애설만큼 화제를 모으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대상그룹은 지난해 12월 31일 각각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일부 계열사 합병을 결정했다. 대상베스트코와 청정식품의 합병 작업이 가속도를 내면서 그룹 내 지배구조에도 업계의 관심이 한데 쏠린 형국이다.

대상베스트코는 청정식품의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식자재 유통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대상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상이 지분 70%를 가지고 있다.

임창욱 명예회장과 임세령 상무, 그의 동생인 임상민 대상 전략기획본부 상무가 각각 10%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 완료 후 대상베스트코의 덩치는 더 불어나게 된다. 현재 대상베스트코의 자산 규모인 1889억원에서 2000억원까지 치솟아 오를 전망이다.

연 매출액 역시 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한다. 지난 2010년에는 대전의 식자재 유통업체인 청정식품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앞으로 그룹 내 후계구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합병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이정재와의 연애로 화제를 모은 임세령 상무가 차기 후계구도에 어떤 위치를 선점할지 관심을 기울이는 시선 역시 두터운 편이다.

현재 임 상무는 이혼한 상태이고, 차녀인 임상민 상무는 미혼인 상태다. 때문에 오리온의 경우처럼 사위경영을 가늠하긴 힘들어 보인다.

임 상무가 장녀이기 때문에 차기후계구도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 같은 모양새지만, 이마저 함부로 예단하긴 어렵다. 지분만 거론했을 때 동생인 임상민 상무가 대상홀딩스의 1대 주주(36.715)로, 2대 주주인 임 상무(20.41%)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민 씨는 지난해 상무로 승진해 차기 후계구도상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지주사 체제 이전의 판도를 보면, 경영권 승계에 힘이 쏠리는 쪽은 오히려 임상민 상무다. 애초 자매의 대상 지분율은 2001년 3월 기준 당시 각각 2.57%로 동일했다.

하지만 2001년 7월 상민 씨의 지분율은 더 높아졌다. 임 명예회장이 임상민 상무에게 약 200만주를 더 증여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당시 임세령 상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부부지간이었기 때문에 임 명예회장이 임상무 상무에게 후계자를 염두에 두고 주식을 증여했단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2009년, 임세령 상무가 이재용 부회장과 이혼하면서 그룹 내 경영 체계에도 변화가 감돌게 됐다. 2012년 말, 회사는 임세령 상무를 식품사업총괄 부문 크레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중책을 맡긴 셈이다.

임세령 상무 보유재산 ‘예측 불가’

지난해 12월, 임세령 상무는 대상의 주식 일부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0.4%(약 50억원)는 1%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지만, 임 상무가 대상 자사주를 처음 사들인 것을 두고 승계경쟁 신호탄이 울렸다는 시선도 적잖지 않게 쏟아졌다.

재계에선 임세령 상무의 경영능력만 입증된다면 임 명예회장과 어머니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보유하는 대상홀딩스 지분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8월 재벌닷컴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임세령 상무의 주식 재산은 2670억원으로 집계된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과 이혼 과정에서 받은 위자료 부문까지 합산할시 임 상무의 재산 규모는 더 불어나게 된다.

2009년 2월 임 상무는 이재용 부회장을 상대로 10억원의 위자료와 함께 재한분할소송을 함께 제기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 재산은 1조원. 국내 사상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소송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결국 베일에 싸인 채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양측은 외부 시선을 잠재우기 위해 법적 문제를 서둘러 정리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여러 가능성을 두고 봤을 때, 임세령 상무가 이혼 합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재산을 분할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보유주식재산은 2000~3000억대로 집계되지만 실질적인 재산은 예측 수준을 뛰어 넘을 거라는 해석이다.  

부진한 외식사업

문제는 경영능력이다. 현재까지 임세령 상무의 경력능력은 입증된 바가 없다. 임세령 상무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혼 후 외식사업에 활발하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한 형편이다. 

2010년 9월 임세령 상무가 개업한 동남아시아 음식 전문 레스토랑 터치오브스파이스 명동점은 실적 악화로 결국 폐업했다. 당시 임 상무는 5년 내 50개 매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옥상 부지를 불법으로 증축하는 등 건축법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브랜드 이미지마저 실추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2013년, 임 상무는 청담동에 있는 본인 소유 건물에 메종 드 라 카테고리라는 캐주얼 프렌치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이미 인지도가 있었던 터라 메종 드 라 카테고리는 단기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문 손님이 줄여든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역시 너무 비싸게 책정했다는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 상무가 외식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번번이 성과 내기에 실패하고 있다”며 “메종 드 라 카테고리 역시 긍정적인 성과를 계속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의견을 전했다.

한편, 대상그룹은 현재 창립 60주년을 한 해만 남겨놓고 있다. 임 명예회장의 경우 임대홍 창업주로부터 30년 만에 경영권 승계 바턴을 이어 받았다.

이 때문에 임 회장이 다시 30년 만에 자신의 경우처럼 3세에게 경영권 바턴을 넘겨줄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만간 차기 후계구도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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