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삼성그룹이 노동조합 설립을 와해하려했다는 의혹이 담긴 ‘S그룹 노사 전략 문건’과 관련해 검찰이 내용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노조 설립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로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를 비롯해 참여연대, 민변 등으로부터 피소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을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그룹의 노조 와해 의혹은 지난 2013년 10월 삼성그룹이 노조 결성을 막기 위해 논의하고 실행했던 계획과 정황이 담긴 것이라며 심상정 당시 전 의원이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문건에는 “노조 설립 상황이 발생하면 그룹 노사 조직, 각 인사부서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기에 와해해달라”, “조기 와해가 안 될 경우 장기전략을 통해 고사화해야 한다”등의 지침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이 문건의 작성 주체와 출처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고 문건을 작성한 행위만으로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또 이건희 회장 등의 지시로 각 계열사에서 문건의 내용대로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나 증거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다만, 삼성에버랜드 조모 부사장과 이모 상무를 비롯해 김모 차장 등 임직원 4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또, 사원교육에서 노조 설립을 지원한 민주노총 등을 비방한 혐의에 대해서도 기소했다.

삼성에버랜드는 2011년 7월 삼성노동조합이 설립신고를 하자 전 사원 대상 강연을 열어 ‘민주노총이 조합비 700억원 때문에 삼성에 노조를 세우려 한다’는 등의 내용을 교육한 바 있다.

검찰은 삼성에버랜드가 사원교육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을 비방하며 명예를 훼손, 노조의 유인물 배포를 방해하고 노조 활동을 한 직원에 대해 개인정보누설, 근태 관리 부족 등을 문제삼아 사규를 내세워 징계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한편, S그룹 노사 전략 문건과 관련해 심 의원은 검찰에 문건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고, 삼성 측 역시 내부적인 지침은 있지만 문서화한 적은 없다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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