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성장클리닉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한 번은 들어보았을 병명이 '성조숙증'(Sexual precocity) 또는 '사춘기조숙증'(Precocious puberty)이라는 병이다.

성조숙증이란  여자아이는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거나 9세 이전에 생리가 시작 되었을때,남자아이는 9세 이전에 고환이 갑자기 크는 경우에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겉으로 2차 성징이 뚜렷하지 않은 남자아이들에 비해 여자아이들은 월경이라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기 때문에 성조숙증은 여자 아이가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최근 우리나라 평균 초경 연령은 11.98세로 어머니 세대의 평균 초경연령이 14.41세 였던 것에 비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원인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의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정소)로 연결되는 호르몬 축이 일찍 활성화되면서 2차 성징이 평균치의 2표준편차보다 빨리 나타나는 특발성 진성성조숙증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키 크는데 문제를 일으킬까봐 선택하는 치료법 중에 '사춘기지연주사'로 알려져 있는 '루프린주사' 즉 '루피어데포주'가 있다. GnRH(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Analogue 계열 제제로 흔히 강남에선 '루프주사'라고들 한다.

원래 이 약물은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진행형의 전립선암에 사용되는 약이다. 자궁내막증이나 암세포는 불필요한 조직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상황이라 성장을 더디게 하는 약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이것을 여자아이들이 맞으면 일종의 폐경이 오는 효과를 볼 수 있어서 사춘기가 늦어지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골밀도에 이상이 생기고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늦어지게 된다. 키 때문에 고민인 아이들이라면 인위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까지 같이 맞히게 된다.

하지만 질환이 없는 아이가 서로 상반된 기준의 주사를 맞을 경우 정상적인 성장이 될까? 오히려 성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영양 상태가 좋은 요즘 어느 정도 아이들의 발육이 빠른 것은 정상 발육으로 생각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저성장을 오지(五遲)증과 오연(五軟)증이라고 분류한다. 오지증은 첫째 입지(立遲 : 일어서지 못함) 둘째 행지(行遲: 걷지 못함)、셋째 어지(語遲: 말이 더딤)、넷째 발지(髮遲: 머리카락이 더디 남), 다섯 째 치지(齒遲 : 이빨이 더디 남)이다. 오연증 (五軟症)은 두항연(頭項軟 머리를 가누지 못함),  수연(手軟 :손을 움직일 힘이 없는 것), 각연(脚軟 걸음이 느린것을 말하며 오지 중 행지), 구연(口軟 : 말이 느린 것으로 오지 중 어지), 신연(身軟 : 살이 적어 피부가 저절로 떨어지거나 온 몸의 근이 약한 것)을 말한다. 워낙 부모님에게 받은 품부(稟賦)의 부족으로 생긴다고 했으니 현대의학에서 선천적이라고 하는 부분과 뜻이 통하겠다.

하지만 타고난 유전이 70%라면 나머지 30%는 후천적인 노력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야 한다. 잘먹고 있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작다면 성장을 저해하는 인자들이 있는지 감별을 통해서 제거해주는 것이 성장치료의 기본이다.

첫 번째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수면시간은 늦어지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 소화흡수를 잘 못하는 아이에게 잘못된 식습관으로 비만아로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 번째 원인은 잘못된 자세에서 오래 앉아 있어 척추의 정상적인 발육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생각되는 것은 비강의 환기기능이다. 비강과 구강은 뇌 바로 아래 위치해서 뇌를 식혀주는 역할을 같이 한다. 뇌의 무게는 인체의 1/25 밖에 안되지만 여기서 사용되는 포도당은 전체 사용량의 20%를 사용할 정도로 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있다. 비강의 환기능력이 떨어지면 뇌 특히 성장호르몬뿐만이 아니라 성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의 악화요인들을 하나씩 제거해준다면 성조숙증이나 성장부진은 극복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아이들의 체질에 맞추어 성장한약, 성장침과 뜸요법, 성장추나 요법 등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치료하고 있다.  

김성일 한의학박사  dreami001@sso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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