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최근의 보험사들의 행태를 볼 때 이것은 거짓말이다. 적어도 보험금 지급에서는 분명히 틀린 말이다.

금감원은 자동차 사고 관련 미청구 장기보험금을 찾아주겠다고 나섰다.

소비자들이 자동차사고를 당하고도 장기보험 가입사실을 몰라 별도로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13만건 218억원의 보험금을 찾아 주겠다는 것이다.

운전자보험을 가입하고 사고를 당해 자동차보험료가 할증되었을 때 할증지원금, 차량견인비용, 구속 시 생활유지비, 피해자와의 형사합의금을 지원하는 교통사고 처리지원금이 대표적으로 찾아가지 않는 보험금이다.

또 상해보험 가입 시 부상치료비, 입원일당을 청구하지 않은 보험금이 많다.

보험사는 자동차사고를 당한 피해자에게 알아서 찾아줄 수도 있지만 소비자가 청구하지 않았다고 모른 척 하고 지나가서 생긴 ‘누락보험금’이다. 이 보험금은 2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소멸되어 나중에 청구해도 받을 수가 없다.

보험사는 상법 제 662조에 “보험금의 청구권은 2년 이내에 청구하지 아니하면 청구권한이 없어진다.”라고 되어있다. 청구권 소멸시효의 완성은 1년부터 20년까지 다양하다.

채권 및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은 20년, 일반채권은 10년, 상사채권은 5년, 고지의무위반 계약해지권은 3년, 부양료, 급료, 보수, 보험금은 2년, 숙박비, 음식비, 피복대 등은 1년이다. 민법과 상법에서 사안에 따라 다양하게 정하고 있다.

보험금의 청구권 소멸기간이 2년이라는 것은 다른 청구권과 비교해 볼 때 계약자에게 불리할 정도로 너무 짧다. 따라서 암, 장애, 입원 등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늦어도 2년 이내에는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경우 자동차보험에서 자손보험금을 운전석은 20%, 나머지는 10%씩 삭감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보험약관을 무효로 판결하였다.

그러면 무효약관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삭감당해 지급받은 피해자들은 보험사들이 자발적으로 삭감한 보험금을 알아서 찾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청구하는 피해자들에게는 마지못해 지급하지만 2년이 지난 건은 암암리에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부당약관으로 불법행위에 견줘 민법상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알게된 날로부터 3년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2년을 들먹이고 있다.

생보사의 자살보험금 지급거부 문제도 그렇다. 보험사들은 여기서도 보험금 청구권소멸시효 2년을 주장하지만 이것도 생보사들의 불법행위로 민법상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알게된 날로부터 3년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 소송을 통해서라도 시간을 끌어 잠재적 청구자들의 소멸시효를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보험금이 소액이거나 별 다른 하자가 없을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험금이 고액이거나 보험계약 체결과정에서 자필서명, 고지의무위반, 납입연체 등 계약상 미흡한 점을 찾아오거나 소멸시효를 들고 나와 어려움에 빠진 계약자를 두 번 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아무튼 상사채권은 5년 일반채권도 10년인데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 2년은 너무 짧다. 보험사들이 법을 만들 때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소비자권익보호가 대세라는 요즘 보험금 청구권시효를 5년이나 10년으로 확 늘려야 한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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