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전선 안양공장 전경 <사진=안양시청>

[여성소비자신문=박영준 기자] 대한전선이 분식회계를 저질러 금융당국으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분식회계란 기업이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 등은 부풀리고 부채를 적게 계상해 재무상태나 경영성과, 재무상태의 변동을 고의로 조작하는 행위를 말한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3일 재고자산 평가 손실을 축소한 대한전선에 과징금 20억원과 대표이사 해임권고,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부과했다.

과징금 20억원은 자본시장법상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시한 대한전선에는 회사와 대표이사, 담당 미등기 임원 검찰 고발, 대표이사는 해임 권고 조치가 내려졌다.

부실 모회사에 전선팔고 매출채권 받아

지난 2011년 대한전선은 모회사 대한시스템즈가 채무상환 능력이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 전선을 팔고 매출채권을 받았다.

대한시스템즈는 대리점으로부터 받은 돈을 대한전선에 납품 대금으로 갚아야했지만, 자사의 대출금과 이자인 2269억9800만원을 갚는데 써버렸다.

그러나 대한전선은 당시 상환받지 못한 2269억9800만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지 않고 당기순이익으로 회계장부에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연결 기준 2011년에 308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공시했으나 실제로는 574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선위는 대한전선을 감사한 안진회계법인에 대해 손해배상공동기금을 70%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담당 회계사 2명은 각각 직무정지 1년과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대한전선에 대한 과징금 부과 조치는 오는 10일 열리는 제22차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계열사 손실도 실제보다 적게 평가

대한전선은 헐값에 청산해야 할 자산을 고가의 자산인 것처럼 부풀리기도 했다.

대한전선 계열사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티이씨앤코는 서울 독산동의 주상복합 신축 과정에서 자산 평가 손실을 축소하고 주식을 부풀렸다.

티이씨앤코는 지난 2011년 서울 독산동에서 주상복합건물신축사업을 진행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자금과 시행사를 확보가 어려워 개발이 중단됐다.

돈을 빌려준 채권은행들은 개발이 중단된 사업부지를 매각대상으로 분류했지만, 티이씨앤코는 사업장에서 사업이 계속 진행되는 것처럼 기록해 자산가치를 늘렸다.

티이씨앤코는 과징금 2억7000만원, 대표이사는 12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또 다른 계열사인 티이씨앤알도 대손충당금을 39억원 과소계상해 재무제표를 꾸몄다. 티이씨앤알은 증권 발행 8개월 제한과 감사인 2년 지정을 받았다.

티이씨앤알을 감사한 다인회계법인은 이미 등록 취소됐으나 담당 공인회계사는 1년 동안 코스피 상장사와 지정 회사 감사를 맡지 못하게 됐다.

박영준 기자  jun3434@gmail.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