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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대우건설, 동유럽 원전시장 공략 박차
한지안 기자 | 승인 2024.05.13 16:44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원자력 발전’이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실현 수단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동유럽 원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세계 원전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대형원전 800조원, SMR 640조원, 원전해체 135조원, 사용후핵연료 저장 60조원 등 총 165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시장은 그린 택소노미, 탄소중립산업법(NZIA) 등 영향으로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고 있으며, 동유럽 시장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기존 원전 설비 개선 및 신규 원전 건설 등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수출 일감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 개선사업 관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건설사업 입찰에 참여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3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캔두 에너지(Candu Energy)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의 설비 개선을 위한 인프라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는 오는 2026년 운전허가일이 만료된다.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사업은 30년의 추가 운전을 위해 압력관 등의 주요 설비를 교체하고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루마니아 발주사인 원자력공사(SNN)는 올해 안에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 개선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한수원은 루마니아 원전 설비개선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캐나다 캔두 에너지, 이탈리아 안살도 등과 3자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수원은 2009년 월성1호기 압력관 교체 시 직접 사업과 시공관리를 담당하며 세계 최단기간에 사업을 완료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캔두와 안살도는 각각 체르나보다 1호기 원자로 계통, 터빈발전기 계통의 원설계 회사다. 

한수원은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물산에 더해 국내 원자력 중소, 중견 기업들도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일 캔두 에너지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리모델링(설비 개선)용 피더관(Feeder Pipe) 제작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더관은 가압중수로형 원전 주요 설비로, 원자로 온도를 조절해 주는 냉각재 ‘중수(D2O, 重水)’가 흐르는 배관을 말한다. 중수는 중수소(D, 질량수가 2인 수소)와 산소(O)로 구성되며 보통의 물보다 분자량(molecular weight)이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계약으로 캔두 에너지에 2027년까지 총 1520개의 피더관을 공급할 예정이다. 

루마니아 외에 불가리아에선 현대건설이 올 초 코즐로두이(Kozloduy)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의 입찰자격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를 단독으로 통과하고 불가리아 의회 승인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공사는 수도인 소피아로부터 북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내에 2,200MW급 원전 2기를 추가로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불가리아 전력 생산의 1/3을 담당하는 코즐로두이 원전은 1969년부터 시공된 불가리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로, 1~4호기는 노후화 문제로 폐쇄됐으며 현재는 러시아에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모델 5‧6호기가 운영 중이다. 이번에 신규 건설이 확정된 7‧8호기는 AP1000 노형이 적용될 예정으로 2035년까지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 착수하는 등 대형원전 외에도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대한 사업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코리아'를 구성해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건설사업 입찰에 참여 중이다. 

체코 정부는 현재 두코바니 및 테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MW)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6~7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사업자 선정을 마쳐 2029년 착공, 2036년 시운전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3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원전 사업은 당초 미국-한국-프랑스 3국이 경쟁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측이 자격 박탈로 탈락하게 되면서 한국과 프랑스 2파전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다.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와 원전 건설 경험 등 요건을 검토했을 때 프랑스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체코 정부가 현지인 고용·현지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점 △우리 기업들이 공기(工期) 내 완공률이 높은점 △이반 얀차렉 주한 체코대사가 지난 3일 울산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원전 건설·운영 현황을 살펴본 점 등에 따라 긍정적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원자력 공급망 품질경영시스템(ISO 19443) 인증을 취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ISO 19443은 원자력 공급망 조직 전체에 걸쳐 안전성과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고안된 원자력 품질경영시스템이다. 유럽의 글로벌 인증기관인 티유브이 슈드가 발급하며 원자력 안전에 중요한 제품 및 서비스(ITNS) 등을 공급하는 업체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

ISO 19443은 원자력 안전 문화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으며, 원자력 안전 문화를 조성하는 리더십, 의사결정 시 원자력 안전에 대한 충분한 고려, 투명한 의사소통, 학습을 통한 지속적 개선 등을 강조한다.

현재 유럽의 주요 원전 운영 국가들은 원전 기자재 및 서비스 공급의 전제 요건으로 ISO 19443의 취득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입찰 중인 체코 원전 사업을 시작으로 국내외의 입찰 자격요건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ISO 19443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체코 원전 수주가 성사되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잇는 15년 만의 두 번째 원전 수출이 된다.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인 70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달성 한다는 목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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