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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글루텐 프리 열풍?
강창원 명예교수 | 승인 2014.10.27 14:13

   
 
[여성소비자신문]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 밀가루에 주로 들어있는 단백질인 글루텐(gluten)이 들어있지 않는 식단 즉 글루텐 프리(gluten-free) 다이어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글루텐이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되며 중독성이 있어서 밀가루 음식 섭취가 현대인들에게 비만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글루텐 단백질이 들어있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 건강해지고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는 서구의 유명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들을 비롯하여 몇 몇 유명인사가 성공적으로 건강 및 체중관리를 하는 비책인 만큼 아직도 글루텐 프리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글루텐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 즉 밀가루로 빚어진 식품을 먹을라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한단다.

글루텐이란 밀, 호밀, 보리 등의 곡류에 주로 들어있는 단백질로서 밀가루 요리를 할 때 차지고 쫄깃한 성질을 띠는 접착성 때문에 음식의 맛과 물성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필수아미노산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영양소 공급원이다. 특히 밀에 들어있는 단백질 가운데 약 85%가 글루텐이므로 밀가루 단백질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식품공학적 특성상 글루텐 함량이 높은 강력분은 제빵용으로, 글루텐 함량이 낮은 박력분은 과자 제조로, 그리고 중간정도인 중력분은 다용도로 사용된다.

그런데 이러한 글루텐 단백질을 섭취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설사, 복통 등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글루텐 거부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한 가지는 주로 소장에 탈을 일으키고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는 ‘셀리악병(celiac disease)’ 또는 ‘지방변증’이고 다른 한 가지는 피부에 민감하게 이상증세를 보이는 “글루텐 피부 민감성”이다. 이 가운데 밀 제품을 섭취함으로써 복통 등을 호소하는 셀리악병 또는 지방변증은 일종의 유전적 질환으로 심하면 체중 감소, 빈혈, 골다공증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밀가루 식품이 주식인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글루텐 단백질에 알레르기를 일으켜 피부습진, 가려움증 등 피부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미국 식약처(FDA)에서는 2013년 8월에 식료품 규격에 “글루텐 프리”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제품정보에 표기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글루텐 단백질의 소화가 어려운 셀리악병 환자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식품선택을 용이하게 하기위한 식품 표기제도이다. 따라서 글루텐 프리 식품 표기제도는 마치 우유의 유당(lactose) 불내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처럼 글루텐에 민감한 서양인에게는 필요한 식품표기제도다.

미국 내에는 약 3백만 명이나 되는 글루텐 민감성 환자들이 있어서 밀가루 글루텐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이들의 몸에서는 자연적으로 글루텐에 반응을 일으켜 몸의 방어시스템이 소장의 점막을 공격하여 영양소 흡수를 저해함으로서 소화 장애를 일으키고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황색인종에게는 이러한 글루텐 거부 체질을 가진 사람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1명의 셀리악병 환자만이 진단 확정 될 정도로 유전적 성향이 서양인들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는 달리 유당이 많이 함유된 우유를 마시거나 유제품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했을 때 속이 거북스러워지는 유당 불내증(lactose intolerance)은 동양인에게 흔한 유전적 질환이다.

이와 같은 동·서양인 간의 차이는 아마도 오랜 기간 글루텐이 다량 함유된 밀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들의 식습관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렇더라도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해 생산해 낸  글루텐 프리 식품이 필요한 인구는 미국인구 가운데 약 1%에 불과하다.

그러나 글루텐 불내증과 무관한 소비자들도 글루텐 프리 식품이 건강에 이로울 뿐만 아니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글루텐 프리 식품과 음료 시장은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44%나 성장하였고 지난해 230억 달러 규모의 대형시장이 형성 되었고 앞으로 더욱 커나갈 것이라는 것이 그곳 식품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 시카고 시장조사 기관인 민텔(Mintel)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글루텐 프리 식품 소비자의 65%가 건강에 이롭기 때문에, 그리고 27%는 체중감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이 식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글루텐과 별 상관없는 미국사람들 마저 글루텐 프리에 열광하는 데는 밀가루 음식에 들어있는 글루텐이 탄수화물 중독을 일으켜 빵을 비롯한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비만이 유발된다는 주장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대한 확실한 근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루텐에 대해서 민감한 사람도 많지 않고 밀가루 섭취량도 적은 우리나라에서 까지 이러한 글루텐 프리 식품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의아 하게 생각 될 수밖에 없다.

밀가루 알레르기 체질이 극히 적은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에서와 같은 글루텐 프리 식품 열풍이 부는 것은 아마도 글루텐 프리 식품이 체중조절에 유익한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주장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글루텐 프리 식품으로 전환 후에 체중이 더 증가 했다는 보고도 있다. 혹시 우리나라에서도 삼시세끼를  빵, 라면, 국수와 같은 밀가루 음식으로 식단을 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만약 이러한 식습관이 있다면 이는 마땅히 고쳐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건강에 좋다는 음식이나 식품도 과식이나 편식은 균형 잡힌 식단 그리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게다가 밀가루 제품이 아니라 할지라도 지나친 탄수화물 즉 당류의 섭취는 비만을 비롯한 각종 대사성 질환 그리고 치매를 포함한 인지기능의 저하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와는 유전적으로 다른 서양인들이 글루텐 프리 제품에 열광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갈 열풍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더욱이 밀가루가 해롭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밀가루 음식을 못 먹게 한다면 훗날 밀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편식하는 습관을 가지게 될지도 모른다.

잘못된 영양과 식품에 관한 지식이 우리 몸을 망칠 수 있다. 적절한 밀가루 음식 섭취는 우리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준다.

그리고 식품회사들이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는 글루텐 프리 식품 마케팅에 소비자들은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창원 명예교수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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