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서유리 기자] 제 41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대상인 최우수 작품상, 2003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로 유명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고 있으면 영화 속 아름다운 배경에 눈을 뗄 수 없다.
영화는 한 인간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계절의 흐름과 불교의 윤회사상에 빗대어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영화인데, 이 영화 속 배경이 된 ‘주산지’는 내(內)와 외(外)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줘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발자취를 남겼다. 경상북도 청송은 늦가을을 즐기기 가장 적합한 곳이다. ‘주산지’뿐만 아니라 ‘주왕산’, ‘절골계곡’ 등 자연이 가져다주는 신비로움에 황홀함마저 느낄 수 있다.

기암절벽이 병풍 같은 ‘주왕산’

주왕산은 1976년 우리나라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경북 제일의 명산으로 산의 모습이 돌로 병풍을 친 것 같다고 해 옛날에는 석병산이라 불렸다. 산 이름을 주왕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주왕산은 주왕과 관련된 전설의 산이기도 하다. 또한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중에 하나다.
주왕산에는 천년고찰인 대전사를 비롯한 사찰과 아름다운 계곡, 폭포와 굴이 있으며, 주왕산(720m), 가메봉(882m) 등의 산봉우리가 있다. 대전사 뒤편에 솟아있는 기암을 비롯해 주방천 좌우로 도열해 있는 병풍바위, 급수대, 시루봉, 학소대 등의 기암괴봉과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가 한데 어울러져 산세가 웅장하고 아름답다. 뿐만 아니라 주왕산국립공원은 세계적 희귀수목인 망개나무와 둥근잎 꿩의 비름, 솔나리, 노랑무늬붓꽃 등 식물자원 888종과 수달, 너구리 등 동물자원 902종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한 폭의 수채화 주산지

주왕산 한 편에는 약 300여년의 세월이 전해지는 저수지 ‘주산지’가 있다. 깊은 주왕산 자락을 따라 물을 모아 만든 주산지 한가운데는 머리카락을 바람에 살랑이고 있는 굵은 왕버드 나무들도 있다.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 1720년 8월에 착공해 이듬해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이자 길이 100m, 너비 50m, 평균 수심 7.8m의 조그만 산중 호수다. 이 아름다운 호수는 오랜 역사 동안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을 한 번도 드러낸 적이 없는 농민들이 믿고 의지하던 저수지다.
이전리 마을에서 약3㎞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왕산 영봉에서 뻗어 나온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여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산지의 가장 아름다운 배경은 30여 그루의 왕버들 고목이 물에 잠긴 채 자생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30여종의 버드나무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왕버들은 숲속에서 다른 나무와 경쟁치 않고 아예 호숫가를 비롯한 물 많은 곳을 택해 자란다.

하늘아래 별천지 절골계곡

절골계곡은 주왕산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린 계곡으로 원시적인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절골계곡을 외주왕산에 버금가는 곳으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주왕산의 주등산로가 있는 대전사나 폭포가 있는 쪽 보다는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한적한 산행을 즐길 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계곡은 그 길이가 약 10km에 이르고 계곡 내에는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깨끗한 물이 사철 흐르고 있고, 죽순처럼 우뚝 솟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별천지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새만 한가로이 지저귀는 곳 얼음골

골이 깊고 수목이 울창해 인적이 드물고 산새만이 한가히 지저귀는 곳으로, 얼음골 입구에 웅덩이가 있는데 한 여름철 섭씨 32도 이상만 되면 돌에 얼음이 끼고 32도 이하가 되면 얼음이 녹아 버린다.
기온이 올라 갈수록 얼음이 두껍게 어는데, 이는 자연의 신비한 조화다. 이 산 주변은 마치 석빙고 속에 있는 것처럼 겨울옷을 입고 있어도 더운 줄 모르며, 이끼 낀 바위를 감싸고 흘러내리는 청산 옥계수에 손을 담그면 마치 얼음같이 차다. 이 석빙고 바로 밑에는 절벽이 있는데, 이 절벽 이름을 ‘원자바위’라고 한다.

자료제공: 청송 문화관광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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