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시적 소비 위주의 결혼문화 속에서 합리적이고 의미있는 '착한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튜디오와 드레스, 메이크업은 결혼 시 필수 사항이다. 보통 웨딩플래너들은 이 세 가지를 패키지로 묶어 업체를 알선해준다. 그러나 예비신부, 예비신랑이 준비해야 할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결혼식장부터 청첩장, 혼수품, 예단, 예물, 신혼여행까지 돈 들 일은 끝이 없다.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결혼비용으로 남자는 평균 8천78만원, 여자는 2천936만원을 써 결혼을 앞둔 커플의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허례허식은 줄이고 거품을 쏙 뺀 실속 결혼식이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착한 결혼식,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

 

 

 

 

 

먼저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식장 선택부터 신중히 해야 한다. 최근에는 정부가 알뜰 결혼식에 발맞춰 마련한 국립중앙도서관 결혼식장이 주목받고 있다. 640㎡에 달하는 국제회의장을 결혼식장으로 전격 개방한 국립중앙도서관은 '둘이 모여 하나 되는 날, 국립중앙도서관이 함께 하겠습니다'를 표어로 내걸고, 주례 단상, 피아노, 신부 대기실, 폐백실, 조명, 음향, 하객용 의자(200석) 등 예식에 필요한 시설을 다 갖췄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은 서초역, 고속터미널역과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쉬울 뿐 아니라 고속도로, 올림픽대로와도 접근이 편리한 교통의 요지다. 게다가 383대를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주차장은 2시간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결혼식장으로 개방되는 국제회의장 바로 옆에는 구내식당이 있어 연회도 가능하다. 행복한 결혼을 알뜰하게 시작할 수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 사용 비용은 1회 당 6만원이다.

 

이와 함께 서울 마포구와 성북구, 경기 용인시, 대구 서구 등 지자체에서도 무료 또는 저렴하게 식장을 대여해주고 있다. 단, 결혼 성수기인 3~5월과 9~11월을 피해 2개월 정도 여유를 두고 예약해야 원하는 날짜를 선점할 수 있으니 명심하도록.

 

다음으로 예단은 부모님에게만 하거나 3촌 이하의 가까운 친척에게만 하도록 양가 어른들과 의논한다. 성혼선언문은 아버지가, 혼인서약서는 신랑신부가 함께 낭독하거나 부모님께 쓴 감사의 편지를 읽는 등 겉치레 주례를 생략한 의미 있는 결혼식도 인기다. 종이 청첩장 대신 간단히 이메일 청첩장을 보내는 것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결혼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혼수품은 발품, 손품을 팔면 알뜰하게 준비할 수 있다. 새것만을 고집하기보다 자취하면서 쓰던 물건은 가져다 쓰거나 친구와 지인들에게 축의금 대신 신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정리한 '웨딩 레지스트리(wedding registry)'를 알려 청소기, 다리미 등 소형가전을 선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혼수가전을 준비할 땐 미리 구입 품목 리스트를 정한 뒤 백화점과 전문 매장에서 견적을 받고 인터넷으로 가격 비교를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면 결혼박람회와 웨딩 전문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면 시중보다 저렴하게 혼수품과 신혼여행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최근엔 예비 신랑신부가 직접 웨딩사진을 찍는 '셀프웨딩촬영'도 인기다. 판에 박힌 포즈로 찍는 값비싼 웨딩사진 대신 직접 구입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삼각대와 리모컨만을 활용해 더 쉽게 '나만의 결혼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드레스는 해외 인터넷 쇼핑몰이나 국내 쇼핑몰에서 10만~20만원선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남성 정장은 화려한 패턴의 보타이와 흰 셔츠만 선택해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제로 직접 웨딩촬영을 하는 등 알뜰 결혼식을 진행했던 김윤정씨는 "처음엔 포즈나 사진 구도를 잡는 것이 어색했지만 하다보니 요령이 생겨 오히려 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색다른 기회가 됐다"며 "다소 부족한 사진도 포토샵으로 조금만 터치해주면 충분히 남부럽지 않은 웨딩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저처럼 결혼식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간소화 하는 '착한 결혼식'으로 체면문화로 얼룩진 화려한 우리나라 결혼문화를 바꿀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