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9 월21일은 세계 치매 극복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주관으로 9월 13일 서울을 비롯해 11개 지역에서 전국적인 치매 극복의 날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치매파트너 발대식, 걷기대회, 치매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개인, 가족, 단체의 표창장 수여 등 치매예방과 극복을 기원하는 대국민 캠페인이 있었다.

올 들어 국내외적으로 우울한 소식들로 가득했는데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름답고 보람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치매를 우리나라에서는 망령 또는 노망이라고 부르며 노령화와 함께 많이 나타나는 뇌기능 장애로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인간관계가 파괴되는 가장 피하고 싶은 뇌질환이다.

영어권에서도 치매를 라틴어에서 유래된 디멘시아(dementia)라고 하며 정신이 없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치매에 대한 현대의학적인 접근은 1900년대에 알츠하이머(Alzheimer)라는 정신과 의사가  뇌기능 저하로 55세에 사망하게 된 여성의 뇌를 해부해본 결과 신경세포수의 감소와 위축 그리고 대뇌피질에서 노인성 반점을 관찰하고 이를 퇴행성 뇌질환 즉 알츠하이머병(Alzheimer disease)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부터이다.
그러나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이밖에도 뇌혈관 이상 및 파킨슨(Parkinson)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야기된다. 따라서 치매를 뇌질환으로 부르기보다는 인지기능 장애로 인한 비정상적인 상태로 보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설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원인이야 어떠하든 간에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인지기능의 저하는 모든 정신적인 질병 가운데 최악이어서 한 개인은 물론 가정을 황폐화시킬 뿐만 아니라 빠르게 고령화 되어가는 우리나라에서 갈수록 심각한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약 15%인 450만명이 치매증상을 보인다는 조사 연구결과가 있었고 국가적인 치매 예방과 극복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의하면 2014년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치매 유병율이 9.58%인 61만명 가량이고 6년 후인 2020년에는 10.39%인 84만명 그리고 2050년에는 15.06%인 217만명에 도달할 거라는 우울한 전망치를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치매환자의 빠른 증가에 따라 치매환자를 돌보는데 따르는 비용 즉 치매의 사회적 비용이 2013년에는 11조7000억원으로 국내 총생산액의 약 1.0% 수준이나 2050년에는 약 43조2000억원으로 국내 총 생산액의 1.5%로 급증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과 가족의 고통은 물론 국가와 사회에 크게 부담이 되는 치매 즉 인지능력 장애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노력은 다른 어떠한 보건 복지 정책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 당국자는 물론 모든 국민의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우선 되어야한다.

우선 치매는 그저 나이가 들면 올 수밖에 없는 노령화 현상이며 개인 수명이 길고 짧음 같이 개인에 따라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유전자 책임론에서 벗어나야한다. 치매도 각종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과 유사하다. 다만 나이와 함께 뚜렷한 자각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며 아직  대사증후군에 비하면 조사 연구가 매우 미비하기 때문에 마치 예방과 치료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여 진다는 점이 문제이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이 치매 또한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 특히 뇌세포는 몸의 다른 세포와 달리 일단 손상이 되면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더 중요시 된다. 따라서 개인은 젊은 시절부터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두뇌건강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아니 되고 정부는 치료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국가적 캠페인을 주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있더라도 건강은 내가 먼저 지켜야한다. 그리고 치매 또한 다른 성인병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노력에 따라 예방 가능하다는 인식의  전환과 교육이 전제 되어야한다. 그나마도 두뇌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두뇌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즉 바둑이나 카드놀이 조차도 인지능력 저하 방지효과를 보여 준다. 그러나 영양과 두뇌건강 관계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는 연구 분야이다. 

치매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여러가지이지만 크게 나누면 혈관성치매와 뇌신경세포에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이상 단백질이 축척되어 생기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주된 원인이다. 그러나 이들 질환 모두 영양학적로는 영양대사의 문제 즉 특정 성분의 결핍이나 과다에 기인한다. 특히 비타민 B군인 콜린(choline), B6, B12, 그리고 엽산(folic acid)의 결핍은 뇌 조직 발달과 기능저하를 초래하고 혈관과 뇌 조직에 해로운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의 혈중농도를 높인다. 이밖에도 비타민 D와 오메가-3 지방산 그리고 세포막의 구성성분인 포스파티딜세린(phosphatidyl serine)은 신경 손상을 억제하고 신경의 생성을 촉진하며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키므로 인지능력 저하를 예방하는데 매우 유익한 성분들이다.

이밖에도 최근 해조류 특히 감태에 다량 함유된 씨놀(seanol)이라는 항산화 성분과 버섯과 효모에 많이 함유된 핵산 성분의 인지기능 저하효과에 관한 연구결과는 영양관리가 두뇌건강에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따라서  이러한 두뇌건강에 필요한 성분들은 계란이나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은 물론 해조류, 버섯, 효모 등 다양한 종류의 식품에 분포되어 있으므로 모든 음식을 고루 섭취하되 나이가 들수록 두뇌건강에 효과적인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심혈관 건강에 좋지 않은 정제당, 알콜성 음료나 소금의 과다 섭취는 두뇌건강에도 해롭다. 치매도 영양관리와 두뇌활동을 통하여 충분히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성인병인 만큼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두뇌건강 관리에 힘써서 아름답고 활기찬 100세 시대를 준비하자.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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