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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업은 늘어났는데 이익은 그대로
고승주 기자 | 승인 2012.07.10 14:04

이석채 KT회장이 지난 3월 연임 이후 첫 체면치레를 했다. KT 는 올해 1분기에서 영업이익 5747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스카이라이프 주식 처분으로 인해 얻은 1회성 이익을 제외한다면 전년동기 대비 7.7% 증가한 실적이다. 회장 부임 이래 일부 주주들에게 덩치만 불리고 이익은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줄곧 비판 받아온 이 회장으로선 연임 후 첫 실적이 값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선 이 회장이 웃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업은 늘었지만 이익은 늘지 않은 데다가 2010년 12월을 기점으로 장기 하락세에 들어간 주가가 사상 최저치인 2만7000원선까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액배당, 주주 반발에 울며 겨자먹기
뒤늦은 LTE 진출…장기간 악영햔 미칠 수 있어
 
“올레경영 2기의 3년 동안 매해 주당 2000원 배당을 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3월 16일 연임에 성공하면서 주주들의 이익보전에 대해 힘주어 강조했다.

KT의 투자자들에게 이 회장의 발언은 그리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배당성향은 순이익에서 주주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KT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37%지만 1회성 수익인 부동산매각, 자회사였던 러시아의 NTC 매각으로 얻은 이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의 50%가 넘는 금액을 배당했다. 이는 배당성향이 10% 안팎인 포스코, 삼성전자에 비하면 높은 편에 속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KT가 고배당으로 키를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다수 지분을 확보한 외국인 투자자들 때문이다. KT의 1대 주주는 국민연금(8.69%)이지만, 일본의 NTT도코모(5.46%), 영국의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엘엘피(5.01%)가 각각 뒤를 따르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분은 48.52%에 달한다.

6.7%에 해당하는 KT의 자사 보유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배당도 받지 않기 때문에 외국계 지분이 가지는 의결권은 전체 의결권의 51.9%에 달한다. 배당 문제가 민감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 회계사는 “일반적으로 외국계 지분이 많은 회사는 많은 배당압력을 받는다”며 “KT가 지난해 자산을 매각해 1회성 수익을 만들고 현금배당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KT 고배당 명과 암

고배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고배당은 현 투자자들의 유출을 막고 추가적인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고배당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이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투자한 유치금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면서 영업을 통해 높은 이익을 거두고 이를 통해 다시 투자자들을 유인해야 한다. 그러나 KT의 실체를 분석해보면 덩치는 커졌지만 이익을 봤다.

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민영화 이후 KT의 매출은 11조원선을 유지하다가 2009년 이석채 KT회장 부임 이후 KTF와의 통합을 거치면서 15.9조원으로 대폭 성장했다. 그리고 2011년 KT스카이라이프와 BC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매출규모는 22조원까지 육박했다. 반면 이익부문은 그리 큰 성장을 거두지 못했다. 이 회장이 부임한 2009년의 KT 영업이익은 9600억, 당기순이익은 6000억원에 머물렀다.

이후 2010년엔 영업이익이 2조1000억,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늘어나고 2011년엔 영업이익 2조2000억원, 당기순이익은 1.4조에 머물렀다. 반면 2002년 민영화 당시 KT의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 당기 순이익은 1조9600억원이었다. 이후 KT는 매출은 11조~12조, 영업이익은 1조~2조, 당기 순이익은 1조 안팎을 유지했다. 사업이 늘어나 할 일은 많아졌는데 전보다 버는 돈은 똑같은 모습이다.

그런데도 KT는 울며 겨자 먹기로 고액배당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KT 부임 이후 순익의 94.2%를 배당하는 통큰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어진 실적 약화로 배당성향은 2010년 50%, 2011년 37.7%로 뚝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줄곧 하락세로 치닫는 주가는 암덩어리처럼 작용하고 있다. KT주가는 2010년 12월까지만 하더라도 4만원선 후반대를 지켰지만 2011년 통신료 인하 압박과 LTE 투자 지연으로 인해 연일 하락세에 있다.

KT주가는 4월 20일 2만원선으로 내려가더니 지난 5월 31일엔 2만8000원선으로 주저앉았다. 외환위기 이래 2만원선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발 악재로 5월 18일 급락한 코스피 지수가 1800선에서 방어전을 치루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 반등의 여지를 점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요금인하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도 있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주의 주가는 최근 10년 중 역대 최저”라며 “업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하반기 대선에 따른 요금 인하 불안감, 전반적인 관심도 부족 및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 등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9년 KT가 KTF를 흡수합병 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 주가는 사실상 상장이래 최저가인 셈”이라며 “불과 3년새 KTF의 기업가치가 고스란히 날아갔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에선 2012년 1월 보고서를 통해 KT의 주 사업부문인 통신사업이 고착화되고, 이익 구조가 개선되지 않아 배당금을 내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화증권은 KT의 영업실적으론 주당 1790원을, 대신증권은 1800원을 배당하는 것이 합당한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KT로선 울며겨자먹기로 고배당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KT측 관계자는 “실적이 나빠졌어도, 배당을 높게 유지하지 않으면 투자자의 반발과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동양증권도 “이익이 줄어들더라도 케이티는 정책적으로 주당 2000원의 배당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KT의 수익원인 무선매출이 지속 감소하는 등 실적이 나빠지고 있어서 추천 종목에서 비켜나고 있지만 50% 배당은 투자자에 대한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전했다.

가입자 수 연이어 뚝

우울한 KT의 분위기를 전환할 유일한 방법은 사업성 개선뿐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2011년 4분기 KT는 2011년 3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44.7%나 하락한 2876억원을 기록했다. KT측은 2G 가입자 전환에 따른 1회성 비용 1100억원이 발생해 영업이익을 깎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지만 유휴자산(사용하지 않고 놀려두는 자산)인 부동산을 2985억원에 매각 처리하면서 올린 실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4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이익은 사실상 적자다.

반면 2012년 1분기 실적은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KT는 영업이익 5474억원을 올리며 1회성 자산 매각요인을 제외하면 전년동기 대비 7.7%의 실적상승을 이루었다. 지난해 편입한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등 비통신분야의 실적이 합산되면서 나온 결과란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KT가 LTE사업에 늦게 진출하면서 놓친 손실은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5월 현재 LTE 가입자 규모는 SK텔레콤이 238만명으로 가장 많고 LG유플러스가 189만명, KT는 58만명으로 추산된다. KT는 그간 LG유플러스에 비해 우월한 유·무선 기반을 기반으로 역전을 하곤 했지만 LTE부문에서만큼은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LG유플러스는 그간 M&A 및 타 사업부문 등으로 눈을 돌렸던 KT와 달리 회사의 여력을 LTE에 총동원해 첫 진출에 성공했다. 덕분에 업계로부터 안정적으로 망자원을 구축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KT는 현재 두 달 연속 가입자 수가 줄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5월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T의 4월 가입자 수는 1652만3810명으로 전월 대비 0.5%(7만4961명) 감소했다. KT는 지난 3월에도 4만1089명 감소해 가입자가 두 달 연속 줄었다. MVNO를 제외할 경우 이탈한 가입자는 더 많다. MVNO를 제외한 KT 자사 가입자는 3~4월 두 달간 14만9893명 감소했다.

반면 경쟁사들은 늘었다. SK텔레콤의 4월 가입자수는 2658만6316명으로 3월에 비해 3만168명이 늘어나 1위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는 4월 한달 동안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LG유플러스는 4월 한 달 동안 12만3227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967만7392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4월 2G와 3G 해지 고객은 SK텔레콤이 58만여명, KT는 30만여명, LG유플러스 28만여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LTE 가입자는 SK텔레콤이 61만여명, KT는 24만여명, LG유플러스는 40만여명이다. 원래 사용하고 있던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 수를 감안해도 KT의 LTE실적은 타사 대비 최저 수준이다. 만일 KT가 격차를 벌이지 못하면 계속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 시장이 국내로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타사의 신규 가입자 유치는 자사의 가입자 유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유휴자산 매각시 유동성 위기

KT는 이러한 악재에 대해 비통신부문에의 개척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1월 19일 임원회의에서 “그룹 전체 매출에서 통신과 비통신 부문 비중을 5대5 정도로 만들 계획”이라며 “비통신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2015년 4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KT 포트폴리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통신부문은 현상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운영하고 차후 해외 및 비통신 사업부문을 늘려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BC카드와 KT스카이라이프처럼 기본적인 수익을 올리던 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문은 아직 흑자전환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KT가 시장개척의 일환으로 시도했던 스마트 홈패드, 키봇들도 성과가미비한 상황이다.

이 회장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부문은 부동산 사업이다. KT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은 공시지가로 5조원에 달한다. KT는 2010년 8월 212억원의 현물출자를 통해 KT 에스테이트를 설립하고자사가 보유한 부동산의 관리를 맡기고 있다. 이를 통한 부동산 임대수익은 51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KT에스테이트가 KT 소유 부동산을 매각하는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고 있다. 팔아 현금을만들어 비통신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회사라는 의혹이제기되고 있다. KT에스테이트의 설립목표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만들어 KT가 보유한 전국의 25개 유휴전화국 사옥을 자산으로 편입해 유동화하는 작업을 한다하는것이라고 밝혔다.

한 KT직원은 “자산매각은 회사가 어려울 때 최후로 쓰는 방법”이라며 “자산을 매각해 다른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KT는 과거 IMF 이전의대기업과 같은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회사 내에 팽배하다”고 전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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