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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대기업 생보사 8곳, 장부 조사 들어가말 안 듣는 생보사에 뿔난 금감원, 칼날 빼들어
김영 기자 | 승인 2012.07.09 18:41

금융감독원에서 대기업 계열 생명보험사 8곳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시이율 조정을 통해 무배당 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고배당 방책을 유지,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을 주주인 재벌 회장들에게 제공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들 생보사들의 경우 그동안 같은 그룹 계열사에 대해 적지 않은 신용공여도 제공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생보사에 제기된 의혹 중 일부라도 사실인 것이 밝혀질 경우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서는 권혁세 금감원장이 직접 나서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과도한 배당성향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경제성장률이 거북이걸음을 보이는 상황에서 사회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며 고배당에 의한 재벌들의 자산 증식에 대해 사회적 반감이 높아졌고, 배당을 통한 주주들의 이익 독점과 그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배당안을 살펴보면 업계가 금감원의 요구를 간단히 무시해 버렸다는 걸 알 수 있다.

예년에 비해 영업이익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한 업체가 다수였던 것.

더욱이 이렇게 나눠진 배당금 중 상당부분이 생보사 대주주인 그룹 오너가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에서는 대기업계열 생보사들을 시작으로 생보사들의 배당 관련 불법 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1차 조사 대상에는 삼성생명·대한생명·교보생명·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신한생명·ING생명·IBK연금보험 등 8개 생보사가 포함됐으며, 금감원은 생보사들이 대주주 몫의 배당금을 늘리기 위해 무배당 보험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회계장부를 허위로 작성 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또한 추후 이번에 조사에서 제외된 생보사와 손해보험사로 조사범위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조사와 관련 한 금감원 관계자는 “대주주들이 자기들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배당을 많이 하니까 내부 통제 장치 같은 것들을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어 그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 볼 생각”이라 밝혔다.

업계에서도 금감원의 이번 조사가 쉽게 마무리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권혁세 금감원장이 수차례 강조하는 등 정부당국에서 이번만큼은 업계 악습의 폐허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회계장부 조작 등 불법 의혹 제기돼      

금감원에서는 이번 조사를 통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여부, 유(有)배당상품과 무(無)배당상품간 비용전가 여부, 배당결정과정 및 공시이율 결정방법 적정 여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첫 결산회계의 적정성, 내부통제장치 작동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생보사의 저축성 상품의 경우 배당상품과 무배당 상품으로 나눠지는데 배당상품의 경우 운용수익의 90%가 고객에게 돌아가고 10%가 주주 몫이다.

반면 무배당 상품은 상품 가격이 배당상품에 비해 저렴한 반면 운용수익 100%가 주주 몫이다. 주주입장에서 보면 무배당 상품 가입자가 많은 것이 고배당을 위해서는 더 좋을 선택인 것이다.

이에 금감원에서는 생보사 측이 무배당 상품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배당상품과 무배당 상품간 공시이율을 조정했을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가장 심도 깊게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무배당 상품에서 발생한 광고 및 영업비용 등 손실을 배당상품 계좌로 전이, 주주의 이익을 키우고 고객에게 피해를 입혔을 개연성이 있어 허위장부조작 여부도 함께 알아볼 계획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및 미래에셋 동양생명 등 4개 생보사에 대해 공시이율 차이와 사업비 전이 여부를 모두 검토할 예정이며, 나머지 4개사는 공시이율 변화만 살펴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운영자산을 계열사로부터 부당하게 지원 받는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이나 퇴직연금을 같은 계열사에 몰아줄 경우 공정한 시장질서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감원의 조사결과에 따라 불법 행위가 적발된 업체는 최대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이란 중징계까지 받을 수 있어, 향후 결과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 1차 조사 대상에 포함된 생보사 중 삼성생명·대한생명·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의 경우 특히 대주주에 대한 배당 규모가 컸으며 그룹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 및 영업거래도 활발했다.

업계 1위 업체인 삼성생명의 경우 그룹 오너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대지분(20.76%)를 보유하고 있으며, 2대 주주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에버랜드(19.34%)이다. 또한 삼성생명은 지난 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당기순이익 9483억 9700만원 중 현대 배당금이 3940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주주 중 한 곳인 삼성공익재단에 운영자금으로 997억원을 비롯해 삼성물산 143억원 등 최대주주의 특수관계법인이거나 계열사에 빌려준 돈이 1742억원에 달하며, 삼성자산운용 및 삼성증권 등 계열사와의 매매 금액도 7조 6258억원에 이른다.

대한생명 역시 김승연 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화건설(24.88%)과 한화(21.67%)가 1대·2대 주주인 가운데, 지난해 당기순이익 5215억8900만원 중 현금배당금 총액이 1937억8200만원에 이른다. 또한 대한생명 역시 자회사 임원인 홍모 씨 등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312억원을 저리에 대출해 준 상태며, 자회사인 한화손보와 한화63시티·대생손해사정 등의 주식도 3387억원 어치를 취득 중이다.

미래에셋생명도 최대주주가 미래에셋캐피탈(47.06%)인데, 이 회사의 대주주 역시 박현주 그룹 회장이다. 미래에셋생명도 당기순이익은 1358억6400만원인데 현금배당금총액은 200억원에 이르며, 여러 계열사에 저리로 돈을 들려 준 상태다.

보고펀드가 대주주(57.6%)인 동양생명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1129억5000만원 중 371억 2500만원을 현금배당했으며, 계열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에 360억원을 저리에 신용대출 해줬다.

 

김영 기자  young@wo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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