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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먹지 말아야 할 유해식품이라고?
건국대학교 강창원 명예교수 | 승인 2014.08.08 13:44

   
 
[여성소비자신문] 얼마 전 학교에서 우유가 들어있는 카레요리를 먹은 초등학생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켜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 사건이 방송을 비롯한 공중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때를 만난 듯 여기저기서 우유의 유해성 논란이 터져 나왔다. 마치 우유는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되는 유해물질이나 되듯이. 과연 우유는 소의 젖으로서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되는 유해식품인가?

우유 알레르기로 뇌사상태에 빠진 이 학생은 평소에 우유를 접촉만해도 이상 과민 반응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것은 학생보호 관리의 소홀로서 안타까운 일이다.

이 학생처럼 어떤 특정 물질을 섭취하거나 접촉하면 체내에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전문용어로 아나필락시스 쇼크(anaphylaxis shock)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상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은 폐니실린 계통의 항생제나 해열진통제는 물론 게 새우 등의 해산물, 계란이나 우유 등의 동물성식품, 땅콩이나 복숭아 등 과일, 케일이나 고추, 채소 등에도 광범위하게 분포 되어있다.

필자는 매운 고추를 먹지 못한다. 오래전 오스트레일리아 출장 중에 서양음식에 싫증이 나서 그 지역에서 나는 매운 고추인 칠리페퍼(chili pepper)를 덥석 씹어 먹었다가 졸도하여 깨여보니 병원에 가 있었다. 응급처치로 살아나기는 했지만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처럼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사람이 더러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즐겨먹는 칠리페퍼를 먹지 말아야할 유해식품으로 취급해야만 하는가? 

하물며 갓 태어나서 우유만 먹고서도 생명의 연장은 물론 신체나 정신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을 만큼 완전한 식품인 우유를 유해식품이라면 유해식품이 아닌 것이 몇 가지나 될까?

소나 산양, 말에서 분비되는 젖은 이들 새끼가 태어나서 먹는 것이지 갓난이도 아닌 어른이 섭취하기 때문에 몸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는 우유 유해론자들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물론 우유 유해론자들 또한 조사 연구 자료를 제시하며 나름대로는 과학적인 자세로 유해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들이 편견이나 해석상 오류가 있다면 바로 잡아 왜곡된 보도는 막아야한다.

첫째로 특정한 사례나 본인들의 생각이나 관점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꿰맞추는 식의 자료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똑같은 음식이나 성분에 대한 반응에도 차이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 사람들을 포함한 동양인들에게는 어른이 되면 우유에 들어있는 젖당(Lactose)을 소화시킬 수 있는 소화 효소인 락타제(Lactase) 분비가 적어 우유 섭취가 서양인에 비해 매우 적다.

소위 말하는 유당 불내증(Lactose intolerance)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우유에 들어있는  영양소는 물론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각종 기능성 성분 섭취를 위해서는 유당을 분해시킨 우유나 발효제품을 먹는 것이 좋다.

전 세계적으로 장수지역으로 알려진 곳에서는 이러한 발효 유제품 섭취가 높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지 않는가? 우리가 즐겨먹는 고사리 그 자체는 소도 먹지 않는 독초이다.

그러나 이것을 물에 삶아 유독성분을 제거하고 요리하여 밥상에 올리면 맛있는 고사리 반찬이 되지 않는가?
두 번째는 오랫동안 조사 연구해 얻어진 결과들을 해석하고 보도하는데 편견과 오류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칼슘을 비롯한 미량 광물질과 비타민 공급원으로서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우유의 기능은 무시한 채 우유 섭취량이 많을수록 골절사고 등 골격관절 질병이 많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이는 여성에게는 관련성이 없고 남성에게는 이러한 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우유섭취가 많은 서구인들이 동물성 섭취가 낮은 국가에 비해 수명이 길고 특히 남자들은 키가 커서 뼈를 다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무시한다.

우유 섭취가 많아 장수하게 되고 노년기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서양인들의 삶을 폄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유 섭취가 많은 나라에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발병 율이 높아서 우유가 유해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자료는 국민 전체에 대한 조사라기보다는 병원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조사 표본 선정 자체가 다르므로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일종의 결과 해석상의 허상(artifact)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골격관절의 경우처럼 수명이 높은 나라에서는 암 유병율이 높다는 점도 간과 되었다. 가령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조사 자료는 국내보다는 미국 등 서양에서 나온 것으로 이들의 성인 우유섭취량은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높다. 지구상 어떤 것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서 몸에 해롭지 않은 게 있는가?

세 번째는 이처럼 우유에 대한 편향된 의견을 가진 우유 유해론자들이 종교나 취향, 사업이나 직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식물성 식품을 선호하는 것을 굳이 탓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들의 주장이 일반화된 정설처럼 받아들여져서 가장 귀히 여겨야할 식품에 낙인이 찍혀서는 아니 된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편식을 하지나 않을지 심히 염려된다.

브라질에서 개최된 월드컵에 출전하여 우승을 다투는 나라들과 16강에서 모두 탈락한 아시아권 국가선수들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그러한 강인한 체력이 식물성 섭취에서 왔을까? 세계적인 장수지역은 물론 우리 주위에 장수하신 분들의 식생활을 보면서도 우유 및 동물성 식품 유해론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7년 전에 100년하고도 3개월 더 살다 타계하신 저희 모친께서는 고기와 발효 유제품을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른다.

물론 서양 사람들처럼 과다한 섭취는 아니었지만. 채식을 선호하는 우유 유해론자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본인의 취향이나 상황이 어떠해서 채식을 선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그 자녀나 청소년들에게는 그릇된 지식을 전하지 않으며,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할 그들이 그릇된 편식이나 식습관으로 노년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건국대학교 강창원 명예교수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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