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모 방송사에서 “허니문 푸어 빚과 결혼하다”라는 제목으로 결혼 할 때 빚을 지고 시작해서 맞벌이를 하더라고 빚에 허덕이며 살고 있는 우리 시대의 신혼부부를 조명하는 방송을 보았다. 필자도 결혼 3년차의 신혼부부라 상당히 공감되고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기혼자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 전 빚을 가진 가구는 21.6%, 결혼 과정에서 빚을 진 가구는 40.3%, 결혼 후 빚을 진 가구는 64.4%에 육박했다. 방송에 따르면 빚을 지게 된 이유로는 '주거지 마련'이 79.6%로 압도적이었으며 생활비, 출산 및 육아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혼 부부들 탈출구는 
 
결국 80% 가까이 되는 신혼부부가 부동산이 원인이 되는 대출에 허덕이고 있다는 뜻인데 실질적으로 전?월세값 폭등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많이 망가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반적인 80~90년대 생들의 살아온 환경을 보면 대부분 50~60년대 생인 베이비 붐에 태어난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그러다 보니 대학입학 시 높은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대학생 때 학자금 대출을 받게 되고 그 대출이 취업 후 상환되어야 하는데 취업조차도 힘든 시대에 어렵게 취업이 된다고 하더라도 전세값을 준비하려는 생각에 통장에서 학자금 대출이자는 계속 빠져나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집은 안 샀지만 결혼 비용과 전세금 때문에 빚을 지는 30대 허니문 푸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모 기관이 전국 47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가족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 비용이 남자는 평균 8000만원, 여자는 약 3000만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30세 미만 가구 자산의 중간값이 4146만원(2011년)이기 때문에 자산의 2배가 훨씬 넘는 돈을 들여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부모 도움이 없다면 빚을 지지 않고 신혼을 시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우스푸어로 이어져
 
이런 가정은 그 다음 단계인 하우스푸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게 더 큰 문제이다. 왜냐하면 현재 전세 시세(서울 24평형 기준)는 1억900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취업 후 3년차 남성과 여성의 연봉을 평균 3000만원을 잡고 소득의 50% 저축을 한다고 하면 1인당 45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이런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 1억원 정도를 전세값에 보태고 나머지 9000만원 정도는 전세 담보 대출을 활용하게 될 텐데 일반적인 금리인 5%로 계산했을 때 월 이자만 37만5000원이 나가게 된다. 전세 담보 대출은 2년마다 만기이고 3회 연장 가능한데 연장 시 대출원금의 20% 상환 또는 금리 0.25% 추가 적용을 선택해야 된다.
 
9000만원의 20%면 1800만원이고 월 75만원을 따로 저축해야 2년 후 연장이 가능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그럼 맞벌이 연봉 6000만원의 가계에서 월 112만5000원(연 1350만원)이 꼬박 전세 관련 비용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기라도 생기게 되어 아내의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면 남편의 수입으로 생활하기엔 상당히 빡빡해 지게 되고 주거환경을 올리기 위해 전세 확장이나 내 집 마련을 하게 된다면 영락없는 하우스 푸어의 길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1070만5000가구 중 108만4000가구(10.1%)가 하우스푸어다. 빚을 져 집을 샀는데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소득의 10%를 넘는 경우를 하우스푸어로 잡았다.
 
하우스푸어의 평균 가처분 소득은 246만원인데, 이 중 102만원을 매달 대출 원리금으로 내고 있다.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비율이 42%에 달한다. 우리나라 30대 가구주 20%, 40대 가구주 중 14%가 하우스푸어다. 연구원은 하우스푸어 108만 가구 중 8%(9만 가구)는 담보대출의 상환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허니문푸어에서 하우스푸어로 이어지는 거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에듀푸어(자녀교육 때문에 빚지게 되는 상황) 실버푸어(노후 때 자산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로 갈 수도 있다라는게 가장 큰 리스크라고 보여진다.
 
에듀푸어 실버푸어도 생겨
 
이렇게만 이야기하니 인생이 참으로 우울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재무목표를 이루기 위한 부분이니 어느 정도 예상하고 준비해야 빠듯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이 부동산 관련 비용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세나 내 집 마련에 대한 생각을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주거환경과 위치를 고려하기 이전에 전세보증금의 30% 이내로 대출받고 남편 소득 대비 20% 이내의 원리금 상환 범위를 잡고 전세를 찾아봐야 할 것이다. 그래야 아내의 소득이 변동하더라고 큰 무리 없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부의 생활비에서 고정지출과 비용지출로 나눠보고 비용지출에서 부부 용돈 통신비 외식비 의류비 화장품비 교육비 유흥비 등으로 세분화를 하여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

인생의 사이클 상 소득대비 저축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기간이 맞벌이 부부가 첫아이 출산 전까지인 걸 가만 한다면 신혼의 단꿈 안에서 재무적은 개선은 필수라고 보여진다. 그 높아진 저축률을 바탕으로 물가보다 높은 수익율을 적용 받아야 ㅇㅇ 푸어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하든 첫 단추가 중요하듯이 서로 다른 생활패턴을 하는 남과 여가 만나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기를 평생 약속한 부부의 연을 축하함과 동시에 이런 재무적인 노력을 하는 부부와 아닌 부부의 차이는 당장은 느끼지 못할지라도 10년 후 아니 5년 후 아니 3년 후만 지나면 엄청난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손영준  퍼스널에셋 컨설팅본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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