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2010년부터 중국어능력시험이 '신HSK'로 바뀌면서 시험이 지나치게 쉬워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 않는 데다 최고 급수인 6급 소지자가 지나치게 많아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응시료로 중국 정부에 나가는 돈이 많아 외화 낭비도 크다는 점도 있다.

 

5일 서울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언어교육원 연구원과 기초교육원 교사 등이 중심이 돼 3~5년간 20억~30억여 원을 투자해 신HSK를 대체할 '토종' 중국어 능력시험을 개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중국어 교육을 어떤 체제로 나갈지에 대해서는 이미 연구가 완료된 상태라 1년 내에 문제 개발 및 파일럿 테스트를 마치고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2년 안에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주최 기관은 서울대 언어교육원(SNULT)을 통해 하거나 TEPS관리위원회와 같은 별도 기구를 신설해 연구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이다.

 

응시료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신HSK 응시료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보다는 저렴하게 책정될 예정이다.

 

새롭개 개발되는 중국어능력시험은 기존의 HSK와 같이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뉘어 독해, 어법 등 종합적인 중국어 능력의 평가가 가능하도록 마련될 예정이다. 말하기와 듣기 시험은 별도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토종 중국어능력시험이 개발되면 장기적으로는 TEPS처럼 대학원 입학 시 가산점 부여나 졸업시험 대체 등에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기존의 TEPS와 같이 서울대가 만든 중국어능력시험 점수를 인정해 주는 기업체나 대학이 늘어날 경우가 많아 공인 중국어 능력시험으로서의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신HSK' 시험은 유럽인들 수준에 맞춰 새로 개발된 것이라 한국의 실정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중·고등 학생들도 웬만하면 신HSK 5,6급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을 정도로 HSK는 평가시험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HSK에 응시하는 중고등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중국어 교육이 HSK 위주로 나가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서울대가 나서서 우리나라 전체 중국어 교육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 국가 발전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