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선임 비율을 개정하려는 킴벌리클라크 헝가리 법인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유한양행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성낙송)는 2일 유한양행이 "계약과 달리 이사 선임 비율을 개정하려 한다"며 유한킴벌리 지분 70%를 보유한 킴벌리클라크의 헝가리 법인을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양측은 합작투자계약에서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에 대한 자기지분 주식 수의 비율에 따라 대략 동일 비율의 이사 수를 선임할 권리를 갖기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보유비율이 변동될 경우 양측 간 이사 선임권 비율도 변동될 수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킴벌리클라크 측이 주식보유 비율이 변경된 1998년 이후에도 유한양행 측에 이사를 선임할 권한을 인정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호의 또는 양해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본안 소송에서 달리 판단될 여지는 있으나 현 단계에서는 유한양행 측이 주장하는 이사선임권 비율 합의를 계약상 권리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킴벌리클라크와 유한양행은 1970년 6대4 비율로 공동출자해 합작법인 유한킴벌리를 설립했다. 킴벌리오 유한양행은 각각 4명과 3명씩 이사를 선임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킴벌리클라크는 1998년 유한양행이 유한킴벌리 지분 10%로 넘기자 이사 선임 비율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고, 유한킴벌리는 내달 초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권 조정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유한양행은 이사 선임 비율을 기존과 같이 3대 4로 유지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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