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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비만세 만이 해답인가?
강창원 교수 | 승인 2014.06.25 15:37

   
 
[여성소비자신문] “비만은 질병이다.” 과학적으로 꼭 맞는 말은 아니지만 전혀 그릇된 표현도 아니다.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대사성 증후군 즉 소위 말하는 성인병의 주된 요인이 바로 비만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었던 멕시코의 마누엘 우리베씨가 48세의 젊은 나이로 숨졌다.

2006년에 몸무게 560kg을 기록했었고 사망당시에는 394kg으로 160kg 이상을 감량 했음에도 심장과 간장 질환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

현재 이보다 더 무거운 사람은 미국인 존 브라워 민노츠씨로서 체중이 무려 635kg이나 된다는 신문보도도 있었다.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비만은 서양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개인은 물론 사회 및 국가적으로 크게 문제시 되고 있으나 불행히도 비만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대사성 질병 발생 또한 높아져만 가고 있다.

통계 자료를 보아도 OECD 국가들 가운데 미국의 비만율은 이미 30%를 초과하였고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비만율이 약 3% 정도로서 가장 낮은 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들의 비만율이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대사성 증후군에 속하는 질병의 유병율이 미국을 추월했다는 연구보고도 있었다. 비만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이나 외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선 비만에 따른 성인병 발생 증가로 인하여 개인의 의료비는 물론 국가의 재정적인 부담이 증가한다. 비만한 개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의료비 부담이 30%이상 높아진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더하여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업무능력이 저하되고 산업계의 생산성 저하로 나타난다. 서양에서는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들은 승진이나 취업에도 차별을 받는 등 사회적인 갈등요인이 되기도 한다.

비만율 증가에 따른 개인, 사회, 국가적 피해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1994년 미국의 예일대학교 캘리 브라우넬 교수는 비만세(肥滿稅, fat tax)를 제안하였다.

비만을 유발하는 제품에 별도로 부과하는 세금으로 청량음료나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 식품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여 값을 높임으로서 소비를 억제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만세를 맨 먼저 식품 전반에 도입한 것은 덴마크로서 2011년도에 시행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2.3%이상의 포화지방산 함유 제품에 대하여 포화지방 1kg 당 16크로네(약 3400원)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즉 버터, 우유, 피자, 식용유, 육류 등이 대상이 되었다.

이후에 유럽, 미국 등 비만율이 높은 나라에서도 비만세가 도입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 5월에 비만세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를 계기로 비만세 도입에 대한 관심과 찬반공론화가 진행되고 있다.

찬성 측면에서 보면 비만을 유발하는 식품의 소비를 억제함으로써 비만율을 낮추고 대사성질병의 유병율을 낮춤으로서 국민보건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산업계의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며, 정부의 세수입을 높이고 의료비로 인한 국가적 재정적자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식품에 대한 비만세 부과로 값이 좀 오른다고 해서 먹고 싶은 음식이나 음료 섭취가 얼마나 억제 되겠는가 하는 점이다.

오히려 식품 구매비용 상승으로 소득이 없거나 적은 어린이·청소년, 노동자, 저소득층의 부담만 늘어나고 소규모 점포로서 생계를 유지하는 영세사업자들의 매출감소로 고용악화와 국가세수입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부가세 도입을 제일 먼저 시행한 덴마크에서는 소비자들이 독일 등 이웃나라로 원정 구매를 다니는 바람에 이 제도를 폐지했다고 한다.

그리고 국내 도입 전에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비만율 증가를 막기 위한 다른 전략이나 대안 수립과 진정한 노력이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 처럼 비만세 도입에는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그리고 그 동안 수없이 겪어 왔듯이 한번 시행된 법률이나 제도는 훗날 폐기나 수정이 무척이나 힘들다.

얼마 전 기초지방의회의원의 정당 공천제의 폐해가 들어나 이를 수정하려 했으나 결국은 고치지도 못하고 많은 국가적인 낭비와 사회적인 분열이 초래된 사실만 보아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이 시점에 우리나라 비만세 도입이 비만율 감소를 위해 꼭 필요한 효과적인 해답인지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는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통닭이나 피자 그리고 청량음료의 가격이 얼마나 올라야 소비가 가시적으로 줄어들지, 그리고 그만큼 줄어든 식품소비로 인한 비만율 감소가 어느 정도인지 연구 조사된 바를 들은 적이 없다.

비만은 섭취된 총열량과 소비된 총열량의 불균형에 기인하는 만큼 비만세가 부과되지 않은 다른 값싼 식품을 더 먹게 되면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들 비만세 부과 대상 식품은 주로 소득이 없거나 적은 젊은 층이나 저소득층이 선호하는 식품들이다. 육식위주의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인들의 음식문화는 우리와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류층이나 장·노년층에서는 이러한 식품은 선호되지 않는다. 성장·발육이 빠르고 활동이 왕성한 어린이들, 스트레스가 많고 능력발휘가 요구되는 젊은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식품에 특별세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세형평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량이 높은 떡이나 식혜 등 우리 전통식품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그리고 비만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주요 대사성질환 유발 인자로 거론되는 염분섭취를 줄이기 위해 된장찌개나 장조림에도 건강특별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우려된다. 그리고 이들 식품을 공급해주는 동네 점포들의 생계와 고용감소 등 사회적비용은 어떻게 할지 좀더 세밀한 손익계산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우리나라 비만율이 비만세를 도입할 만큼 그렇게 심각한지도 재고 해 보아야한다. 우리나라 비만율은 3% 정도로서 OECD 국가중 제일 낮으며 비만율 34% 이상인 미국이나 20%대인 유럽국가 즉 육식문화 국가들이 도입한 제도를 우리나라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 없이 도입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충분한 연구와 공론 수렴이 필요하다.

끝으로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비만율 증가에 대한 대책마련은 커녕 요인분석이라도 제대로 했는지 반성하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해야 할 역할을 먼저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본다. 사실상 요인분석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쓰지 않아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학교에서 체육수업시간의 충실한 운영, 영양교육의 실시, 비만 학생들의 지속적인 전문가 상담만 이루어져도 우리나라 청소년 비만 문제는 대폭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학교와 관련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할 제도적 재정적 지원마저도 빈약한 상태에서 비만세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 이며 행정편의 주의적 발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과연 비만세 만이 해답인지 곱씹어 보아야 할 일이다.

강창원 교수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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