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2기 내각의 진용을 확정지었다. 박 대통령의 인사는 전문성을 중시하는 스타일이 대체로 잘 반영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대선시절 “대탕평 인사를 통해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공언한 박 대통령의 ‘대탕평 인사’ 약속은 무색했다.

2기 내각의 특징은 집권여당 정치인들이 대폭 보강됐다는 점이다. 박근혜정부에서 첫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새로 입각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는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등 당 출신 친박 핵심들이 뽑혔다. 서울·영남 출신이 대세를 이뤘고, 호남 출신은 더 감소했다. 게다가 ‘탕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일제식민지 미화 언행’ 등 자질에 치명적인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박 대통령이 총리 제청권을 가진 국무위원 인사를 단행했다. 헌법을 부정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탕평’의 정의는 단순히 모든 출신을 골고루, 차별 없이 기용한다는 것만은 아니다. 자격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가려내는 것도 포함된다. 영ㆍ정조시대에 반복된 실패의 역사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선 기계적 균형 그 이상의 탕평을 찾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