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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의 신의 한수, 금호아시아나 홀로서나
송기락 기자 | 승인 2012.07.04 14:20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오랜 숙원이었던 유상증자 문제를 풀었다. 지난 2월 금호산업에 2200억원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단일 최대주주로 우뚝 올라선 박회장은 이번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협의 끝에 총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과시킴으로써 오너십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09년 7월 워크아웃 이래 오랫동안 굳어 있던 그룹도 활기를 띄면서 조기 워크아웃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부실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사재 투입해 증자 주식지분 확보…개인 주주로선 최대
워크아웃 졸업해야 오너십 확보…계열사 실적 ‘청신호’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자금지원의 물꼬를 텄다. 덕분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등을 양손에 쥐고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회복하게 됐다. 하지만 박 회장이 당초 기대했던 것엔 미치지 못했다. 채권단이 할인 가격을 요구하는 박 회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시가를 적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채권단은 경영권 회복과 기업회생을 위해 박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았지만 증자 가격을 두고 의견을 달리 했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자금을 얻기 위해 주식을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 배정방식에 따라 늘린 주식을 누구에게 팔지 결정한다.

박 회장이 최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서 단행한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방식으로 오너 및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사 경영권 회복 및 기업자금지원에 활용하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박 회장과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10.45%에 달하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전량을 4090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주식의 가격이 문제됐다. 오너 입장에선 발행가가 일반 시세보다 적정 수준 할인된 가격이 좋다. 채권단에서 빌려주는 돈에는 한도(유상증자 규모)가 있는데 그 돈으로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하려면 주가가 낮은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채권단 입장에선 주가가 떨어질수록 회사 견실성, 주주 부담 및 이익하락 등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할인은 배제하려는 경향이 있다. 협상 끝에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증자 가격은 할인없이 시가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이 얻을 수 있는 지분은 줄어들지만 대신 채권단은 수출환어음 한도를 1억달러 더 늘리는 지원안을 승인했다. 예상보다 좁지만 박회장에겐 경영권 회복 및 기업 정상화의 길이 열린 셈이다.

박 회장의 신의 한 수

박 회장과 박세창 부사장은 1800억원의 증자 중 우선 1130억원을 금호타이어에 투입해 지분을 확보한다. 현재 금호타이어 주가는 1만3000원대로 증자한 후 박 회장이 차지할 수 있는 지분은 약 7% 수준이다.

나머지 670억원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박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게 돌아간다. 이에 따라 박 회장 개인이 행사할 수 있는 실질 지분은 약 11.4%까지 증가한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숨통이 틔였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는 유상증자 외에도 수출환어음 한도를 현재의 4억7800만달러에서 1억달러 더 확대지원 받을 수 있어 해외사업 부문에 주력할 동력을 얻게 됐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 2월 금호산업에 대해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4%로 단일 최대주주가 되기로 채권단과 협상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항공 지분의 32.1%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주주란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증자안을 통해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금호산업·아시아나 항공으로 이어지는 그룹 전체 지배권을 공고히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금호 아시아나그룹 계열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기에 두 그룹 간 계열분리도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계열사 상황은

아직 박 회장이 완전히 오너십을 되찾은 것은 아니다. 금호 아시아나 그룹은 워크아웃 상태로 금호타이어만 하더라도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지분 50%를 넘는 채권단에 모든 주요 경영계획을 검토받아야 한다. 또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은 준수하지만 금호산업은 총체적 부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만 매출이 35% 증가했고 영업이익 2500억원, 순이익 1000억원 이상 달성해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중국 사업까지 뚫리면 더 큰 성장 모멘텀을 맞이 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분기 매출은 1조372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59.8%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92억원으로 81.0% 줄었다. 아시아나 항공의 부진은 항공업계의 불황 탓으로 업황 회복 모멘텀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이러한 부진에도 불구 아시아나 항공의 현 주가는 실질적인 가치보다 절대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했다.

금호산업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호산업은 장기적인 건설경기 불황으로 부채비율이 2010년 1036%에서 2011년 3분기 말 2225%로 두 배 이상 급증 하는 등 부실이 심각한 상태다. 반면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2011년 6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한 상태다. 
 

송기락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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